‘경비원 폭행, 엄벌 요구’ 靑 국민청원, 하루만에 20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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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3일 0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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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엄벌 등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이 전날(11일) 게시한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11시29분 기준 24만1472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 또는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됐다.

경비원 A씨가 일했던 아파트의 입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글에서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인해 4월말부터 20일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였다”면서 “같이 깨끗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며 아파트 안쪽 청소도 모자라 아파트 밖까지 청소하시는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이었다. 아침마다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해주시며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셨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지난달 주차 문제로 인해 사건이 시작됐다면서 폭행을 가했던 입주민 B씨가 근무시간에 A씨를 몇 차례 때리고 폭언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원인은 “(가해자가) 연예계 종사하는 분, 매니저일 하던 분이라고 들었는데, 조폭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면 수사 진행을 부탁드린다”며 “마음 같아서는 사형 집행을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 사형은 아니더라도 무기징역을 원한다”고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요구했다.

그는 “경비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며 “제발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엄한 형벌이 나올 수 있게 같이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던 A씨는 전날 새벽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4월21일부터 최근까지 50대 초반의 아파트 입주민 B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집에선 ‘(입주민들이) 도와줘서 감사하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에서 시작됐다. A씨는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며 주차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때 나타난 입주민 B씨가 자신의 차량을 밀려는 A씨를 밀치며 시비가 붙었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사건이 처음 일어난 지난달 21일 B씨는 A씨를 폭행한 뒤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고 27일에는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은 A씨가 B씨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서져 주저 앉는 등 상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다음날인 28일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이웃 주민은 이달 5일 긴급 입주민 회의까지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입주민에게 ‘감사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웃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취지로 지난달 27일 A씨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피고소인 A씨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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