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독주 속 야권 대선주자 기상도는…“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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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4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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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 뉴스1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 여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서울 종로 국회의원 당선인)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는 가운데 4·15 총선 참패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야권에서는 차기 대권 경쟁에서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80석(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포함)을 얻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졌다. 국회선진화법이 무력화된 것은 물론 사실상 개헌을 제외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슈퍼여당’이 됐다.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이낙연 당선인은 이번 총선 승리로 독보적인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자신과 호흡을 맞출 ‘경제 또는 국제관계 분야 전문가’ 보좌진 꾸리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선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이 당선인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던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당의 총선 패배 직후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급속하게 존재감을 잃었다. 그 사이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 진행된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쿠키뉴스-한길리서치, 4월18·20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대구 수성을)이 10.6%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8.5%), 오세훈 전 서울시장(7.9%), 기타인물(7.6%), 유승민 의원(7.5%)이 자리했다. 황 대표는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격차는 불과 2~3%에 불과한 데다 ‘없거나 잘모르겠다’는 응답이 51.4%에 달한다. 사실상 뚜렷한 ‘원톱’ 없는 군웅할거 양상이다.

◇홍준표 전 대표…대구에서 당선 후 주목

이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주자는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구에서 당선된 홍준표 당선인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도전 이후 다시 한번 뜻을 펴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홍 당선인은 강골 이미지에 직설적인 화법으로 지지자 사이에서는 충성도가 높지만 확장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도 불편한 관계에 놓인 인사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놓고 당내 인사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복당 문제도 걸림돌이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

오는 8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지만 복당 문제를 결론지을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서는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섣불리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때문에 홍 당선인을 비롯한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여부는 비대위나 전당대회 이후 선출되는 지도부가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개혁 보수’로 외연 확장 가능성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던 유승민 의원도 총선 참패 이후 TV토론에 출연하면서 행보를 재개했다. 공개적으로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TV토론에서 말한 ‘보수 재건’ 의지가 사실상 대권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영남 출신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들어야 했지만 보수 진영 대선주자 중 외연 확장이 가능한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다. 총선 참패 속에서도 ‘유승민계’ 인사 여럿이 생환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면서 주창했던 ‘개혁 보수’의 실현 가능성을 보수 유권자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총선 패배 딛고 존재감 회복 급선무

고민정 민주당 당선인(서울 광진을)에게 패했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여전히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통합당 내에서는 유 의원과 마찬가지로 외연확장을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실제 지난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황 전 대표에게 밀렸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50%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서울시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른 시간 내에 이번 총선 낙선을 딛고 정치적 존재감을 되찾지 못한다면 오 전 시장의 향후 행보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국민의당 활로 모색 과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와중에 ‘의사’ 출신으로서의 능력을 살려 ‘대구 의료 봉사’로 주목을 받고, 총선 기간에는 431.75km를 달리면서 국토대종주를 벌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서서히 차기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찾아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복귀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국민의당을 만들고 ‘개인기’에 힘입어 당 지지율도 끌어올렸지만 선거 막판까지 분위기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결국 당초 목표로 했던 10석 이상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석으로 21대 국회를 시작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의 진로와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등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안 대표는 혁신위를 직접 이끌며 이번 총선을 평가하고, 국민의당의 자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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