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미래통합당, 도로 새누리당…탄핵의 강 건너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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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7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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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합친 미래통합당 창당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새로운 제1야당이 탄생했다. 창당을 축하해야 하는데 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새 인물도, 새로운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돌고 돌아 결국 ‘도로 새누리당’을 선택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며칠 사이에 정당을 두 개나 만드는 역대급 창당 비지니스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보수의 미래를 향한 최소한의 진정이 있다면, 당원·강령·사무실 없는 사실상 ‘3무(無) 가짜 정당’인 미래한국당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 모습 자체가 미래가 아닌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은 여전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들 눈에도 신상으로 보이기보다 중고로 보이지 않나 하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새누리당의 복사판에 가깝다고도 이야기한다”며 “특히 그 내용에 있어서의 한계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탄핵 반대 세력과 친박 세력이 다시 손을 잡은 것, 그 이상이 아니다. 미래통합당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탄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미래통합당은 시작부터 반성과 쇄신 없이 기득권에 안주하며 구태정치를 반복하는 도로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모두 자유한국당 출신이 그대로 이어받기로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미래통합당’이 아닌 ‘과거통합당’으로 불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 새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당명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 새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당명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도 미래통합당을 향해 일제히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개혁의 깃발을 들고 집 나간 인사들이 회초리 맞고 되돌아온 것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추진됐던 개혁 보수의 완전한 실패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탄핵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하한다. 어떤 쇄신과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잘 하길 기원한다”며 “제대로 된 제1야당의 역할을 하지 못한 한국당이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될 것이라 믿어본다”고 비꼬았다.

대안신당도 “당 색깔만을 레드에서 해피 핑크로 바꾼다고 새로운 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건전한 보수는 바람직하지만 미래한국당은 ‘박근혜 탄핵’의 원죄를 어떻게 씻어낼지에 대해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당이 합친 미래통합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기존 황교안 체제에서의 최고위원 8명과 원희룡 제주지사,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 이준석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성원 전진당 최고위원 등 4명을 합해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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