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리선권 투탑 교체…최선희 ‘대미’ 책임자 등극?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9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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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자료사진) © News1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자료사진) © News1
북한 외교 투톱이었던 리용호 외무상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 이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외교라인 세대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자연스레 외무성 실세이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전면에 등장해왔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거취와 역할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리용호 외무상과 리수용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노동신문을 통해 확인된 ‘항일 빨치산 1세대’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연말 나흘 동안 열린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주석단 2열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마지막 날 새 지도부 단체사진에서는 빠지면서 퇴진설이 제기돼왔다.

그러다 결국 이번 장의위원회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들의 ‘교체설’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용호 외무상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면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후임으로 지목했다.

리선권 전 위원장은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국 측 기업인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인물로 대남기구 조평동을 이끌어왔으나 대미 등 전반적인 외교 분야에는 별다른 경력이없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반면 리 외무상은 30년 이상 외교관 경력의 자타공인 북한 내 최고 핵 군축 전문가이자 대미통으로 평가돼왔던만큼 교체가 맞다면 이는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강경 기조를 다시한번 예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함께 퇴진한 것으로 보이는 리수용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김형준 주러시아북한대사가 거론되는 상황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그간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길’을 경고해온 가운데 내부로는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밖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의 터닦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북한 관영매체들은 아직 리 외무상의 퇴임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NK뉴스는 오는 23일 평양에서 열리는 재외 공관장 회의를 전후로 외무상 교체 사실이 공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 외무상의 교체 배경에는 북미 협상 실패에 대한 문책성 차원과 세대교체를 통한 전열 재정비라는 두가지 가능성이 모두 제기된다.

리 외무상은 하노이 결렬 이후 대미협상 핵심축이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옮겨간 뒤에도 비핵화 협상에서 한발 비켜난 듯한 행보를 지속해왔다.

그를 대신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피커 역할을 하며 전면에 나서온 것은 최선희 부상이었다. 이에 따라 그간 최 부상이 외무성 최고 실세로서 대미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온 가운데 대미라인 기존 투톱이 교체됨에 따라 최 부상의 역할과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 외무상의 후임으로 알려진 리선권 위원장이 대미외교 경력이 없다는 것도 최 부상이 대미 협상 책임자로 본격 등극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최 부상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거부한 채 더욱 밀착하고 있는 대(對) 중국 및 러시아 외교도 직접 지휘해왔다.

특히 최 부상은 지난해 10월 외교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에도 동행해 그 위상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금강산에서 남측의 시설을 모두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우리 정부가 교착된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돌파구로 금강산 개별관광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향후 최선희 부상의 입과 행보가 주목된다.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최선희 부상을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뒤 지난달 16일 방한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선희 부상에 판문점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무응답으로 끝내 무산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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