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다바리” “헌정사 오점”…한국당, 정세균 총리 지명에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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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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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삼권분립 정신의 훼손”이라며 연일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시다바리’(보조원)라는 표현까지 쓰며 정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18일 주재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국무총리 인선에 대해 “바로 직전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그것도 제2인자의 자리로 가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며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고, 입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켜서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정세균 의원을 지명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입법부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입법부를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시키고 말았고,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다시 한번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유례없는 방법으로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길래 입법부 수장한테 ‘이리 와서 국무총리를 하라’고 지명했겠는가”라며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총리를 수락한 것은 자신이 최고 수장을 했던 국회 권위를 스스로 짓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은 본회의 때 국무총리한테 경례를 받는데, 정 후보자는 후배 국회의장한테 경례해야 한다.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시다바리’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정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께서는 행정부의 시녀처럼 국회를 운영하시더니, 바로 직전 의장께서는 아예 대통령의 밑에 들어가서 일하시겠다는 그런 발상을 보고 삼권분립 원칙이라든가 공화정 원칙이라든가 또는 국회의 공정한 운영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에 본 ‘친구’라는 영화의 한 대목에서 본 ‘시다바리’라는 말이 생각났다. 이것은 진짜 경악할 일”이라며 “전체적인 민주 정의 원리가 몰락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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