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함지뢰에 다리 잃은 하중사 ‘공상’→‘전상’ 보훈처 재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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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일 18시 21분


북한의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국가보훈처 재심의에서 \'전상\'(戰傷)을 인정받았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2일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훈심사위원회 재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박 처장은 “이번 재심의에선 최초 심의 때 법령조문을 문자 그대로 경직되게 해석했던 부분에 대해 폭넓은 법률자문을 받아 그 의견이 반영됐다”며 “공상군경 요건 인정 이후 언론과 국민들의 의견 등도 수렴된 결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에 투입됐다가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육군은 하 중사가 지난 1월 전역할 당시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규정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 전상(戰傷)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보훈심사위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하 중사의 부상을 ‘전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명확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공상’(公傷) 판정을 내렸다.

공상은 교육·훈련 등의 상황에서 입은 상이를 뜻하는 것으로, 적과의 교전이나 이에 준하는 작전 수행 중 입은 전상과 명예에 있어 의미가 다르다. 이에 하 중사가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재심의가 이루어 졌다.

박 처장은 “이번 보훈심사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하재헌 중사와 가족분들께 싶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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