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마지막 한 사람까지 희망 놓지 않기로 헝가리와 약속”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1일 2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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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외교장관과 공동기자회견…신속한 수색작업 협조 거듭 요청
헝가리 장관 "수위 상승, 빠른 유속…시야 확보 어려워 수색 난항"
"합동 수색 개시해 총력 다할 방침…잠수부 등 인력 최대한 동원"
"가해 선박 선장 체포해 조사 중…사고 경위 규명 위해 최선 노력"
"헝가리 측에 크루즈선 출항 허용 설명 요청…증거 충분하다 설명"
강 장관, 생존자·사고가족 만난 뒤 헝가리 내무장관과도 면담 앞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 지휘를 위해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헝가리 외교장관과 만난 뒤 “우리 둘은 생존자 수색에 대한 희망의 끈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놓지 않겠다고 굳게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5시50분(현지시간 오전 10시50분)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 외교부 청사에서 페테르 시야르토 외교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4시40분(현지시간 오전 9시40분)께부터 양자회담을 했다.

강 장관은 “오늘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뉴브 현장을 방문해서 시야르토 장관과 함께 현장 지휘소를 방문해 구조, 수색작업 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헝가리 경찰청, 대테러청 요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사의를 표하고 곧 도착할 우리 측 긴급구조대와 긴밀히 협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야르토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헝가리 측에 실종자 수색작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계속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특히 조속한 선체 인양과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노력, 다뉴브강 하류 인접국가와 협조해 수색 범위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또 “수색자가 발견되는 대로 신원 확인을 위한 협조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시야르토 장관을 비롯해서 헝가리 정부 인사들은 헝가리 정부가 최대한 조치 취하고 있음을 상세히 설명했고, 우리 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 거듭 확인해줬다”며 “시야르토 장관은 이번 사건은 헝가리와 한국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등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구조와 작업이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헝가리 경찰이 영상을 확보하고 있어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며, 나아가 피해자 가족의 입국과 구조대의 활동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해줬다”고 부연했다.

강 장관은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헝가리 측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드리며 헝가리 국민이 보여준 애도와 따뜻한 위로의 뜻에 대해서도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불행한 사건이지만 그간 굳건한 한-헝가리 관계를 토대로 양국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30주년 수교를 맞는 양국관계에 이 어려운 도전을 맞았다”며 “오늘 (회담에서) 어려운 도전을 맞이해서 양국이 함께 협력해 극복하고, 피해자의 마음에 와 닿는 적극적 노력을 함으로써 30년 간 쌓아온 우호·협력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수색 진전 속도가 느린 상황과 관련해 “어제 수위 상승과 폭우로 인해 유속이 빨라서 현장 여건이 좋지 않았다”며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다뉴브 강 수위가 평소보다 높았다. 최소 5m가 넘었고 하루 사이 6m에 육박했으며 계속해서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다만 오늘 합동수색을 개시하면서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 신속대응팀이 현지에 도착하고 있고, 실종자가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높아서 강 하류 인접 국가에도 수색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측은 합동 수색작업을 개시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현장에는 잠수부 등 수백 명의 구조·수색 인력인 현장에 있고 계속 인력을 최대한 총동원하겠다. 잠수요원과 해군이 곧 현장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야르토 장관은 사고원인 규명과 관련해 “현장 수사에 착수했고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청의 지문감식반도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64세 우크라이나 출신 선장을 체포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헝가리 당국은 다방면으로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사고 경위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규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거듭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담에서 강 장관이 사고 유람선을 들이받아 헝가리 당국이 억류 중이던 크루즈선박의 출항을 허용한 데 대해 헝가리 측의 설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이 탑승한 유람선을 들이받은 스위스 국적의 크루즈선박 ‘바이킹 시긴’호는 이날 오후 9시20분(현지시간 오후 2시20분)께 승객 180여명을 싣고 독일로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자는 “헝가리 측에서 설명하기로 선장이 체포가 됐고, 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 스위스 선박이지만 사무소가 헝가리에 있어 책임을 묻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강 장관이 세월호 트라우마를 얘기했고 최선을 다해 수습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강 장관은 “실종자 수색 및 인양 과정에서 유실방지용 매트를 설치할 것”도 요청했다.

강 장관은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응을 지휘하기 위해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오전 8시)께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을 찾았다.

다뉴브강에서 지난 30일 오전 4시5분(현지시간 29일 오후 9시5분) 한국인 33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베이아니’호가 크루즈선과 충돌, 침몰한 사고로 현재까지 7명이 사망했고, 7명이 구조됐으며, 19명이 실종된 상태다.

추가 구조자는 지난 30일 오전 이후 없는 상태다. 다뉴브강이 최근 이어진 폭우로 유량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수색·구조에 진척이 더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사고를 당한 한국인들에 대한 추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헝가리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대사관 앞에는 침몰 사고를 추모하기 위한 꽃과 양초들이 놓였다.

한편 강 장관은 구조된 생존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호텔을 방문해 생존자 및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필요한 지원 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강 장관은 샨도르 핀데르 헝가리 내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신속한 수색·구조 작업을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부다페스트·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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