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DJ 내란음모 유죄, 형 증언 때문” VS 심재철 “허위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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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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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심재철 의원, 윤호중 의원. 사진=심재철·윤호중 의원 페이스북
(왼쪽부터) 심재철 의원, 윤호중 의원. 사진=심재철·윤호중 의원 페이스북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유죄판결의 핵심 법정 증언이 바로 (심재철) 형의 증언"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심 의원은 'S형'이라고 칭하며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형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절대 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젠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하길 바란다. 아니, 오히려 나를 참지 못하게 하는 형이 원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과 윤 의원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심 의원은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고, 윤 의원은 서울대 81학번이다.

윤 의원은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나 언제든 허물을 반성하고 고칠 수 있기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며 컸다. 그러나 형은 40년이 되도록 인간다운 길을 마다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S형,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고 문익환 목사, 이해찬 대표, 설훈 최고위원 등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투옥시킨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유죄 판결에 있어서 핵심법정 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어찌 형만 부정하냐"라고 했다.

윤 의원은 "제가 81학번이어서 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당신을 처음 본 것은, 84년 형이 복학을 한 뒤였다. 따라서 80년에 형이 어떻게 행동하였는지에 대해 많은 선배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는 있지만,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니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묻고 싶다. 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84년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대의원대회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기간 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건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 갔다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 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형이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진 않을 거다. 전두환의 5공시절이 내란음모 종사자를 공중파 방송사 기자 공채에 응했다고 뽑아주던 때였나"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94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관련자들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를 내란죄로 고발할 당시, 형이 80년 자신의 행위를 '폭력 앞에 자포자기하고 철저히 무너져버렸다'고 한 이유는 또 무엇이었냐. 혹시 문민정부로 불렸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자신의 훼절과 배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했던 일을 이제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할 수 있냐"라고 말했다.

이어 "S형, 형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럽고 추한 것이었는지 아직도 모르시겠냐. 더 안타까운 것은, 형만이 아직도 80년 신군부의 법정에 남아 당시의 원한과 부끄러움에 사람들을 원망하고 상처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호소 드린다. 이제라도 진실된 자세로 역사와 고 김대중 대통령님, 고 문익환 목사님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라. 그것만이 당신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국민들께 용서받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수정과 함께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본 의원이 체포되기 전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은 다른 모든 피고인의 자백으로 완성되어 있었다"며 "이해찬은 심재철이 먼저 잡혀 거짓자백을 해서 자신이 고문 받았다고 했으나, 이해찬은 6월 24일에 잡혔고 나는 6월 30일에 자수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 의원은 지금껏 침묵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과거 민주화 경력이 자신들의 것인양 판결문에 판시된 내용도 은폐하며, 상대 진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사실을 들어 공격하는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국민께 진실을 고한다"며 "내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핵심 증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넘친다"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1980년 당시 유 이사장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쓴 자백 진술서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며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 비밀조직 등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썼다"라고 말했다.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은 당시 학내 비밀조직인 '농촌법학회'에서 활동하다가 체포됐다.

이에 심 의원은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1980년 합수부에서 쓴 A4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 진술서는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2일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백 진술서를 쓴 뒤) 6월 중순에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비밀조직(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수배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또 심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1980년 6월 11일자 유시민의 진술서에 등장하는 77명의 명단 중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 됐다"라고 재반박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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