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내부정보 이용 비상장주식 취득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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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재직중인 바이오회사 주식, 매입 한달뒤 장외거래 가능해져
석달만에 70% 시세차익 거둬
이재갑 측 “회사측이 매도자 소개” 해명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코스닥 상장이 유력한 바이오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해 석 달 만에 70%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이 매입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을 내부정보를 이용해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된 고용부 장관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올해 5, 6월 ‘ABL바이오’가 유상증자를 하며 주식을 추가 발행하자 이 회사의 비상장주식 16주를 2080만 원(한 주당 130만 원)에 매입했다. ABL바이오는 면역항암제 신약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약 1조 원(장외시장 기준)에 이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ABL바이오는 올해 7월 1주를 100주로 늘리는 무상증자를 한 다음 장외거래가 가능하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했다. 이 후보자가 주식을 매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ABL바이오 주식은 현재 한 주당 2만2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352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단 석 달 만에 1440만 원(매입금의 약 70%)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장외거래가 힘든 비상장주식은 누가 주식을 갖고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이 매입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가 이 회사의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ABL바이오의 주식이 장외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란 사실을 이 후보자가 사전에 알고 주식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 후보자의 친구가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이 후보자 측은 “친구가 있는 회사라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고, 유상증자 때문에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회사 측 담당자로부터 매도자 2명을 소개받아 사게 된 것”이라며 “내부정보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 장외거래가 될 거란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장외거래가 안 되는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려면 내부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청문회 때 집중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재갑#비상장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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