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노회찬 추모 “선글라스 하나 사 드렸어야 했는데…후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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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4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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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방송인 김어준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생전에 고인에게 못 해준 한 가지가 후회된다고 밝혔다.

김어준은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말미 '진보정치의 큰 별 故 노회찬 의원의 생애를 기리며...'라는 코너에서 "(노 원내대표는) 팍팍하게 사셨다. 사실 저는 마음에 제일 걸리는 게 40대 넘어간 분들을 측정하는 수단 중 하나가 선글라스다. 선글라스 몇 개 있냐고. 지금 20~30대는 모르겠는데 그때 40~50대에게 선글라스는 햇빛차단이라는 실용적 목적 이외에 괜한 멋, 과한 멋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그게 딱 평소에 하나 있었다고. 그래서 제가 선글라스 하나 사 줘야지 생각했었는데 후회된다. 선글라스 하나 사 드렸어야 했는데 그게 마음에 남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김어준은 "저는 (노 원내대표) 이분이 정치를 안 했으면 문화예술인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고등학교 때 작곡했지 않냐. 본인은 음치라고 하는데 실제로 저도 들어봤는데 음치는 맞다. 그런데 첼로도 연주하고 필 받아서 작곡도 하고..."라고 전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가) '삶이 너무 팍팍하다'고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는 안 하고 악기 하나는 다룰 정도의 여유로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항상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김어준은 고인이 생전에 부른 '소연가'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김어준은 이날 방송 오프닝도 '소연가'로 시작했다. 그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고등학교 시절 직접 작곡한 노래"라며 "어제 하루 종일 많은 분들이 허망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기억하는 자연인 노회찬을 공유하고 애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 비유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분은 지금도 없다. 새로운 유형의 진보 정치인의 등장이었다"라며 "나와 알고 지낸 지가 10년이 넘었다. 정치를 떠나 자연인으로도 참 좋은 분이었다. 정치인의 죽음이 아닌, 친구가 갑자기 떠난 것 같은 그런 상실감이 많은 분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매주 수요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고정 코너 '노르가즘'의 주요 패널로 참여해왔다.

한편 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9시 38분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드루킹'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던 노 원내대표는 유서를 통해 "지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라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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