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 “MB, 대통령직 뇌물 수금 자리로 착각…돈·출세에 환장한 천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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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11일 10시 43분


사진=김유찬. 동아일보DB
사진=김유찬. 동아일보DB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씨는 11일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애당초 MB는 돈과 출세에 환장한 천박한 그런 (사람)”이라며 “다 내려놓으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직을 마치 뇌물 수금하는 자리로 착각하신 분”이라고 맹비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스님한테 돈 뜯어내고, 다스는 자기 게 아니라고 끝까지 (우긴다). 이런 표현은 좀 죄송하지만 대통령씩이나 하신 분이 닭발, 오리발을 계속 내밀고 있다”며 “그게 어떻게 정치보복인가? 그것은 뿌린 대로 본인이 거둔 거다. 뿌린 대로”라고 힐난했다.

김 씨는 1996년 이 전 대통령의 종로 부정선거 의혹과 2007년 책 ‘이명박 리포트’ 등을 통해 MB의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및 무고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444일 간 옥살이를 했다.

그는 ‘이명박 리포트’에 대해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를 기록한 책을 냈다”며 “명예훼손이다? 그렇게 명예가 소중한 사람이면 대통령에 나오지를 말아야 했다. 검증받기 싫으면 나오지를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2007년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이던 시절 구속된 그는 자신의 구속이 친이계(친이명박)의 검찰 압박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6년 당시 서울중앙지검의 최환 지검장이라는 분이 일면식도 없는데 저를 만나자고 했다. 그 분이 ‘지금 서울 중앙지검에 친이계 쪽 인사들이 엄청난 압박을 가한다. 험한 꼴을 당하게 될 것 같다’고 하더라”며 “김유찬이 잡아들여라, 지금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친구니까 무조건 잡아들여서 입을 열지 못하게 하라, 이런 취지로 친이계 쪽이 자기 후배들을 달달달 볶아서 도저히 견디지 못할 정도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김 씨는 이 전 대통령이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당시 김윤옥 여사의 남동생 김재정 다스 사장이 매일같이 돈다발을 실어 날랐다며 “다스는 MB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선거기획업무를 담당했다는 그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입했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그냥 모조리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것”이라며 “말이 자원봉사지 다 유급으로 일당 얼마씩 주고 아줌마 부대를 썼다. 전혀 자원봉사가 아니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명박사랑’ 등의 사조직도 다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99.9%는 그렇게(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 누가 MB가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워서 모이겠나? 다 돈 보고 모인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씨에 따르면 막대한 자금의 출처는 대부기공. 지금의 다스다. 김 씨는 “MB가 김재정 사장에게 전화해서 얼마 보내라고 전화를 하면 이모 비서관이 가서 돈을 다발로, 다 현금으로 수송했다. 어디다 담을 데도 없으니 커다란 마대자루 같은 것에 매일같이 (실어 날랐다)”며 “그렇게 수송해서 지구당에도 풀고 기획단에도 풀고 그게 일상적인 업무였다. 그걸 보면서 ‘이거는 아니다. 돈으로 유권자를 사고 돈으로 권력을 사는 이런 아주 망국적인 선거를 하는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당시에 제 손으로 전한 돈만 해도 13억 정도가 되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하루에도 몇 억 단위씩 계속 들어갔다”며 “기자들 관리, 술 접대하고 밥 사주고 촌지 주고 그 이상까지 하는 데에도 월 한 4000만 원씩 결제했으니 다른 건 불문가지다.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1996년 당시에도 대부기공이 MB 쇼유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당시 사무국장을 맡았던 김재정 사장 아내의 친오빠가 “내 여동생이 전국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땅, 다스의 대주주면 얼마나 좋겠냐. 내 동생이 그렇게 부자면 얼마나 좋겠냐”고 푸념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국외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5년 간 국외에서 외자를 다루는 일을 해왔다는 그는 “여러 가지 고급 정보들을 듣는데, 그 중의 하나가 MB와 관련된 여러 가지 비자금 정보들”이라며 “(비자금 규모가)뒤로 자빠질 정도로 큰 규모”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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