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한순간에 ‘와르르’·이재명 경기지사에 ‘차근차근’…與 잠룡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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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6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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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좌) 이재명(우). 사진=동아일보DB
안희정(좌) 이재명(우). 사진=동아일보DB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5일 안 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가 과거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면서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하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안 지사의 성폭행 논란에 정계는 물론 대다수의 국민도 충격에 빠졌다.


특히 안 지사는 2018년 새해를 맞아 실시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분류되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앞서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왔기 때문이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8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권의 차기지도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안 지사는 21.7%의 응답률을 기록, 2위 이 시장(20.6%)을 앞섰다.

이낙연 국무총리(11.1%)와 박원순 서울시장(10.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6.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런 만큼 차기 대선과 관련 안 지사와 이 시장의 각축전이 예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번 성폭행 의혹에 따른 안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발표로 그의 차기 대권 도전이 사실상 좌절됐으며, 더 나아가 정계 은퇴를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됐던 안 지사가 성폭행 논란으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반면, 이 시장은 ‘더 큰 물’에서 놀기위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이 시장은 지난 2일 성남시의회에 사임 의사를 밝히며 6·13 지방선거 출마를 본격화했다.

이 시장은 올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대통령 출마설과 관련, “특정 지위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지위를 활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번 6·13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가장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경기지사 당선 1순위로 꼽힌다.

특히 이번 성폭행 논란으로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 지사의 부재가 확실시 됨에 따라 여권 내 이 시장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안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당일인 5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안 지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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