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뒷줄→같은 줄→옆자리… 조금씩 가까워진 문재인 대통령-김여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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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에 반감 여론 의식해 조절한 듯

9일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앞줄의 문재인 대통령과 뒷줄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1]).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에서 같은 줄이지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앉은 문 대통령과 김여정(사진[2]). 11일 북한으로 복귀하기 직전 관람한 삼지연관현안단 서울 공연이 끝나자 김여정은 두 손으로 문 대통령 손을 꼭 잡았다(사진[3]). 평창=홍진환 기자 jean@donga.co·채널A 화면 캡처
김정은의 특사로 한국에 왔다 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좌석은 매일매일 조금씩 가까워졌다. 김일성 일가의 첫 방문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자리 배치를 점차 가깝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이 처음 만난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문 대통령의 뒷줄에 통역,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이 앉았다. 문 대통령이 고개를 뒤로 돌린다 해도 김여정과는 대화가 불편한 자리 배치였다.

하지만 이튿날 청와대 오찬 후 저녁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응원을 갔을 때는 상황이 달라졌다. 문 대통령,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영남, 김여정이 같은 줄에 나란히 앉은 것. 바흐 위원장이란 ‘중간지대’를 두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과 김영남, 김여정이 직접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북측 대표단의 마지막 일정인 11일 저녁 삼지연관현악단의 국립극장 공연에서는 아예 문 대통령과 김여정이 나란히 앉았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정부의 이런 ‘의도된’ 배치를 거부했다. 김영남과 마주하는 자리였던 개회식 리셉션에서는 5분 만에 퇴장했다. 개회식에서는 부인과 자리를 바꾸면서 김여정과는 멀어지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막판까지 북한과 미국 대표단의 자리 배치를 두고 고심했던 청와대가 결국 남북이 화해하는 ‘그림’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북-미 간에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여정#문재인 대통령#김정은#남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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