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수억원 수수”… ‘MB 집사’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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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백준 前총무기획관 13일 소환
공직윤리관실 전달 의혹 김진모, 20년 MB 보좌 김희중도 불러 조사
MB측 “또 다른 표적수사-정치보복”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수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2일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78)과 김희중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50), 김진모 전 대통령민정2비서관(52)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세 사람이 이 전 대통령의 참모로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국정원에서 부정기적으로 각각 수천만∼수억 원의 특활비를 받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전 비서관을 소환해 2010년 국정원에서 특활비 수천만 원을 받아 당시 민간인 불법 사찰을 벌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전달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 돈이 불법 사찰을 폭로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검사 출신인 김 전 비서관은 2008년 국정원 파견 근무를 거쳐 2년여간 청와대에서 근무한 뒤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내고 퇴직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부속실장도 소환 조사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이다.

검찰은 13일 김 전 기획관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특활비 수억 원을 받아 쓴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서울메트로 상임감사를 지냈다. 또 청와대에서 청와대 살림을 도맡아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 예산 담당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특활비가 김 전 기획관 등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67·구속 기소) 등을 상대로 이 전 대통령이 측근들의 특활비 수수에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직접 특활비를 받아 쓴 단서가 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이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긴급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의도가 깔린 또 다른 표적 수사이며 정치 보복”이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김윤수 ys@donga.com·홍정수 기자
#특활비#mb#뇌물수수#검찰#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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