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집 매입 청년층에 공급… 집 판 노인엔 연금+임대주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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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 5개년 로드맵]세대별 맞춤형 주택지원 대책

당정이 27일 윤곽을 공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부터 주거비 부담에 허덕이는 신혼부부, 은퇴한 고령층 등 세대별 수요에 맞춘 주택 공급 및 금융 지원 대책이 패키지로 담겼다.

무엇보다 7만 채 규모의 ‘신혼희망타운’ 건설을 비롯해 40여 개 택지지구 신규 조성, 민간분양용 택지 공급 확대 같은 주택 공급 대책이 포함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불안감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재원 마련이나 쓸 만한 택지 상황 등을 감안하면 공공주택 100만 채 공급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거복지 로드맵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층 전용 청약통장 도입

주거비 감당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5년 동안 소형 임대주택 30만 채가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공공임대주택 13만 채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12만 채, 대학생 기숙사 5만 실 등이다.

특히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층을 대상으로 △집 한 채를 2명 이상이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형(공유주택) 임대주택’ △혼자 사는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여성 안심주택’ △창업 준비 공간과 보금자리를 함께 지원하는 ‘소호형 주거 클러스터’ 등 다양한 임대주택이 도입될 방침이다.

아울러 20, 30대의 내 집 마련은 물론이고 전셋집 마련까지 지원하는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이 새로 도입된다. 청년층을 위한 전·월세 자금 대출도 확대된다. 1인 가구용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현행 25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완화되고, 월세대출 한도 또한 현행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늘어난다.

○ 수도권 중심 ‘신혼희망타운’ 건설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해 주변 집값의 80% 수준으로 분양형 공공주택 7만 채를 공급한다. 특히 서울 인근 등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은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공급하기로 했다.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서울 수서역세권 등이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꼽힌다. 희망타운에는 신혼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육아 특화시설이 들어서고, 자녀 출산 후에도 거주할 수 있도록 넓은 평형의 주택도 함께 공급된다.

또 임대주택에 우선 거주하거나 분양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청약할 수 있는 신혼부부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지금은 혼인 기간이 5년 이내이면서 임신 중이거나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만 혜택을 받지만 앞으로 혼인 기간 7년 이내인 무자녀 부부와 예비 신혼부부도 포함된다.

아울러 신혼부부 대상의 분양 아파트 특별공급 물량도 2배로 늘어난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특별공급 비율이 현행 15%에서 30%로, 민영 아파트는 10%에서 20%로 확대된다.

○ 고령층 위해 ‘연금형 임대주택’ 도입

고령층을 위해서는 2022년까지 5년간 5만 채의 임대주택이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무장애 설계를 적용하거나 복지 서비스와 연계한 고령자 맞춤형 임대주택이 도입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주택을 임차해 월세로 재임대하는 ‘전세임대주택’이 고령층 대상으로 확대된다. 또 청년층 임대주택과 고령층 임대주택을 함께 지어 세대 간 통합형 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내년에는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주택연금’ 외에 LH가 운영하는 새로운 ‘연금형 매입 임대주택’이 도입된다. LH가 고령자의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청년 등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집을 판 고령자에게 주택 매입 금액을 한꺼번에 주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연금 형태로 나눠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고령자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도 함께 제공한다. 소득이 없는 은퇴 가구의 생활자금 마련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거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이 촘촘한 주거 복지망을 만들어 취업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천호성 기자
#주거복지#주택지원#청약통장#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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