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정당 탈당파, 문재인정부 핑계…국민. 반성 않는 보수에 마음 안 줘”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6일 10시 04분


코멘트
하태경 의원. 사진=동아DB
하태경 의원. 사진=동아DB
바른정당 의원 9명이 자유한국당 합류를 위해 6일 오전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이른바 '자강파'인 하태경 의원은 "보수통합이 아니라 보수교체, 야당교체가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개혁보수의 깃발을 함께 들고 바른정당호를 출항시킨 동지들 9명이 떠난다”며 이같이 썼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의 창당 초심은 보수의 처절한 반성이었다. 지난 겨울, 최순실이라는 비선이 국정을 멋대로 주물렀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며 대통령은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다”며 “집권당의 일원으로서 국민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상상초월의 국정농단”이라고 창당 초기를 회상했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인 지난 1월 창당했다.


그는 “보수가 살아남기 위해, 이런 전근대적 보수, 낡고 부패한 썩은 보수가 얼씬도 할 수 없게 보수의 토양을 완전히 갈아엎기 위해 바른정당이 출범했다”며 “그러지 않고서는 그 어떤 미래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이제 10개월,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웠다”며 “아직은 연약한 싹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믿고 열심히 물을 주고 정성을 보태야 한다. 한눈 팔 틈이 없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 이 일이 힘들다고 문재인 정부 핑계를 댄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기 때문에 보수세력이 다시 뭉쳐야 한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잘못한다고 해서 개혁보수의 사명이 사라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잘못한다고 한들, 자신의 과오에는 아무런 반성도 없는 낡은 보수가 손가락질을 해댄다고 국민들이 낡은 보수에 마음을 주지는 않는다”며 “보수 스스로 혁신할 때만 국민들의 마음이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 공격에만 골몰하는 낡은 보수와의 결별이야말로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던 국민의 뜻”이라며 “바른정당을 지키는 길, 개혁보수의 깃발을 고수하는 길, 어렵지만 이 길로 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보수 교체, 야당 교체가 ‘보수가 사는 길, 보수의 희망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 등 바른정당 의원 9명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후 9일 한국당에 입당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을 바로잡고 올바른 대안 제시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며 “보수세력의 새로운 세계를 위한 첫 발걸음은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전했다.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12월 9일)된 뒤인 지난 1월 24일 ‘합리적 보수’와 ‘개혁적 보수’를 간판으로 내걸고 창당했다. 하지만 창당한 지 1년도 안 돼 소속 의원이 11명으로 줄어들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교섭단체 요건은 원내 20석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