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km 밖 지상표적 600개 동시추적… 北전역 군사움직임 손바닥 보듯 감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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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찰기 ‘조인트스타스’ 도입 추진

한국이 지난달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조인트스타스(JSTARS) 지상감시 전략정찰기의 최우선 도입 의사를 미국에 타진한 것은 막강한 감시정찰 능력 때문이다.

조인트스타스는 최대 10시간가량 비행하면서 고성능 감시레이더로 250km 밖의 지상 표적 600여 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한다. 표적의 종류(건물, 차량, 부대 등)는 물론이고 차량의 형태(바퀴형, 무한궤도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위장막에 가려진 무기 장비도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착한 표적 좌표를 아군 전투기와 미사일, 포병부대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최단 시간에 타격을 유도하는 능력도 있다. 군 소식통은 “조인트스타스는 한 차례 비행으로 약 100만 km²(한반도 면적의 약 5배)에 이르는 지역을 훑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상공에서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과 그 후방 지역까지 북한군의 움직임을 샅샅이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인트스타스가 대북 감시 효용성에서 정찰위성을 능가한다는 평가도 있다. 정찰위성은 정해진 시간에 궤도를 따라 돌며 적국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다 보니 ‘정보 시차’가 발생한다. 분초를 다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완벽하게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북한은 정찰위성의 탐지 사각시간대를 노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을 기습 발사하기도 했다. 조인트스타스는 장시간에 걸쳐 북한 전역의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장사정포, 전차 등 지상 전력의 동향을 손바닥 보듯이 추적할 수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감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조기 구축을 위해서도 긴요한 전력으로 꼽힌다. 킬 체인용 대북 정찰위성 개발사업이 일정보다 늦어진 데다 그 대안으로 추진하던 해외 위성 임차사업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조인트스타스를 이른 시기에 도입하는 것이 킬 체인 조기 구축의 유력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군은 오래전부터 조인트스타스 도입을 희망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해외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는 전략무기여서 구상에만 그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일본에도 판매된 전례가 없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기를 계기로 고가의 첨단무기를 한국에 대거 팔아 실리를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 소식통은 “(무기 구매 시) 가격과 효용성을 철저히 따지고 후속 군수 지원과 핵심 기술을 최대한 많이 얻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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