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노태강은 능력자, 경질 말도 안 돼”…朴 앞에서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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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3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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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때 보좌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앞에서 문체부 인사 전횡의 부당함에 대해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태강이라는 사람은 부하직원들이 다 좋아하고 동료들도 능력을 인정했다. 노태강을 쫓아내기 위해 그렇게 말을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현 정부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된 노태강 신임 차관은 전 정부 문화부 체육국장을 지낼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참가했다가 편파 판정 시비가 일어난 2013년 전국승마대회와 관련, ‘최 씨 측과 협회에 모두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당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천장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 가끔씩 시선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이 이 같이 증언하자 고개를 들고 똑똑히 쳐다보면서 그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는 (최순실 씨에게 불리한 대통령 보고를 한) 노태강 당시 국장에 대해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다, 공직기강 면에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며 “하지만 문체부에서 노 전 국장은 상위자·하위자의 평가가 가장 좋은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하직원들이 다 좋아하고 동료들이 능력을 인정하는 노 전 국장을 쫓아내기 위해 (청와대가) 그렇게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노 전 국장을 인사이동한다는 걸 우리 직원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는데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 전 장관은 “그래서 (청와대에) ‘노 전 국장의 인사이동을 정 원한다면 다음 달 정기인사 때 옆의 다른 부서로 옮기자’고 했다”며 “하지만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이 제게 ‘부처가 큰일 날 수 있으니 노 전 국장에 대해 빨리 징계 형식을 갖춰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노 전 국장이 울면서 ‘나를 징계하지 않으면 부처가 큰일 나니 징계하는 모양을 갖춰 달라’고 해 할 수 없이 한 달 동안 직무정지 상태로 두고 옮길 수밖에 없었다”며 “노 전 국장의 능력·품성을 고려하면 부정부패를 이야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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