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퇴시한 3분 남기고 사임…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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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결국 무산됐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62)는 9일 자정 직전 도지사직 사퇴서를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했다. 도의회 의장실에서 대기하던 박 의장은 10일 0시 5분 기자들에게 “전날 밤 11시 57분 전자문서로 홍 지사 사퇴서가 들어왔고, 1분 뒤 인편(人便)으로 동일한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류순현 경남도행정부지사(54)는 10일 오전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홍 전 지사의 사퇴 사실을 알릴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상 보선 30일 전인 9일 자정 전까지는 도 선관위에 도지사 궐위사실이 통보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보선은 치러지지 않게 됐다. “보궐선거를 막기 위해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9일 자정)이 임박한 시점에 사퇴서를 내겠다”던 자신의 주장을 홍 전 지사가 그대로 실행한 것이다. 홍 전 지사는 10일 도청에서 퇴임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지사의 ‘심야 사퇴’를 민주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일제히 비난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민주당 및 정의당 경남도당은 도의회 현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도민 참정권을 빼앗은 홍 지사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류 부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도 벌였다.

여영국 정의당 도당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도청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했다. 보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민주당 소속 허성무 전 경남도정무부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반 기자회견을 열어 홍 전 지사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오후에는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가 도청 정문에서 홍 전 지사 규탄 회견을 연다. 앞서 경남도는 8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도청 주요 출입구와 건물 방화문 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경남도지사 권한 대행은 류 부지사가 맡게 된다. 지난해 2월 1일 경남도에 부임한 류 부지사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1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행자부 자치제도기획관, 지방행정정책관, 대전시 부시장을 거쳤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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