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사찰 문건, 이혜훈 “靑, 헌재도 사찰 가능성” …탄핵기각 압박?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10시 06분


대법원장 사찰 문건, 이혜훈 “靑, 헌재도 사찰 가능성” …탄핵기각 압박?
대법원장 사찰 문건, 이혜훈 “靑, 헌재도 사찰 가능성” …탄핵기각 압박?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16일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폭로한 ‘대법원장 사찰’ 문건과 관련,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나선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행적도 사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헌재도 (청와대의 사찰)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지금 탄핵을 처리해야 되는 헌재의 경우 과연 청와대에 압박이나 요구로부터 어떻게 될까. 이런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장 사찰 문건에 함께 언급된 최성준 춘천지법원장(당시 부장판사·현 방송통신위원장)을 사찰 했다는 것은 주요 인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찰이 진행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는 것이다. 조 전 사장도 전날 청문회에서 “부장판사 이상 사법부 모든 간부를 사찰한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전날 오후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도 “숨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많은 회의가 열린 것이 빼곡히 적혀 있고, 거기에 사법부를 어떻게 길들이는지 대책회의가 수 없이 나온다”며 “사법부를 일일이 동향을 캐고 해서 약점을 잡아서 압박하고 길들이고 그 다음에 자기들 원하는 재판결과나 사법부의 입장 발표를 끌어내는 여러 작전과 전략이 다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헌재에는 안 하리라는 보장이 있나. 굉장히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CBS라디오 인터뷰.
이 의원은 전날 조 전 사장이 제출한 대법원장 사찰 문건은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근거를 댔다.
그는 "사정기관에 근무했던 특조위원들을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건을 보고 국정원 문건이라고 거의 확언을 한다"며 "작성 기관은 국정원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래 워터마크라는 특별한 기법을 쓴다고 한다"며 "육안으로는 원본에 전혀 보이지 않던 글씨가 복사를 하거나 외부로 유출되는 행위를 할 때는 복사지에 글씨가 크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차'라고 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그 문건을 보니까 대외비라고 도장이 찍혀 있고, "2014년 2월 7일 한 파기' 즉 2월 7일까지는 파기해야 한다고 돼 있었다"며 "그렇게 문서를 처리하는 곳은 국정원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국정원에서 작성돼서 청와대로 보고됐다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에서 만약에 작성을 했다면 국정원법으로는 동향이나 정보 수집도 못하는 걸로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국정원법 3조에 있는 직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직무가 아닌 일을 권한을 가지고 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행적도 사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새누리당 친박 김진태 의원은 송 전 주필이 2011년 9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목적으로 2억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여행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관련 요트 사진 등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자료의 출처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정원과 청와대에서 자료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기자들은 취재원을 밝히나, 그런데 왜 저보고만 출처를 밝히라고 하나"라며 반발했고, 같은 당 의원들에게조차 송 전 주필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당시 정가에서는 조선일보의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보도'로 촉발된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전면전 상황에서, 청와대가 조선에 대공세를 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번에 모 신문사가 미르와 K를 처음 보도하고 나서, 그 신문사의 주요 핵심 인사라고 하는 분이 해외에서 요트를 탔다, 전세기를 탔다 이런 것이 자세하게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 새누리당 국회의원께서 그걸 폭로했다"며 "거의 10년도 전에 일어난 사안도 있었는데, 외국에서 요트 탄 사진까지 그 국회의원이 따라다니면서 찍었을 리는 만무하지 않겠느냐"고 친박 김진태 의원의 송희영 폭로사건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미리 가지고 있던 정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며 "그 옛날에 국회의원이 되기도 전에 그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프랑스다 뭐다 외국을 따라다니면서 이런 사진을 찍어두셨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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