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100만 촛불집회,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 국민의 외침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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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4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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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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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4일 ‘100만 촛불집회’ 민심과 관련, “위대한 국민이 이뤄낸 평화로운 명예혁명 앞에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광화문 광장에 모인 100만 국민은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라고 외쳤다”며 “맞다. 우리 정치는 아직 삼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지사는 “그리고 그 과오의 한 가운데에 제가 서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르신들이 차가운 날씨에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책임에서 저 또한 조금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자책했다.

그는 “지난 20여년 정치를 하면서 보수의 혁신과 성공을 위해 한길만 걸어왔다고 자부했지만, 보수정권이 나라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 참담한 현실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지 않았다는 것이, 친박 주류가 아니었고 잘 몰랐다는 것이 결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면서 “때로는 행동없는 말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때로는 공약보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한다”고 털어놨다.

남 지사는 “박근혜 정부 출범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잘돼야 국민도 나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과 당을 지키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며 “그 때마다 국민들은 기회를 주셨지만 그런 국민 마음에 깊디깊은 배신의 상처만 안겨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국면에서 차마 다시 용서를 구할 염치조차 없다”며 “이제 남은 일은 한가지 뿐이다. 국민의 뜻을 고스란히 받드는 것이다. 국민의 용서도 그런 연후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비우고 내려놓지 않으면 새 것을 채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줬다. 지금의 이 죄인된 심정을 밑거름 삼아 저부터 비우고 내려놓겠다”면서 “그리고 그 빈자리를 온전히 국민의 마음과 뜻으로 채워놓겠다”고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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