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 사과 “檢 조사·특검도 수용” 헌정사 첫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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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조사에 임하고 특검까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첫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열흘 만에 재차 국민의 용서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면서 "어제 최순실 씨가 중대한 범죄혐의로 구속됐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체포 돼 조사를 받는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였다"면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검찰 수사를 받는 현직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의 관계에 대해 "홀로 살면서 챙겨야할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며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들다"며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한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루머와 관련해 "제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언론인과 종교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해식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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