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유 막론하고 송구” 몸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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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자체조사 제자리… 김수민은 침묵 일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국민의당 선거 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20일 다시 고개를 숙였다. 진상조사단의 중간발표 등 당 차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10일 만에 거듭 낮은 자세를 보인 것이다. 안 대표는 추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22일 안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된 만큼 사전에 사건의 여파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이번 일로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수사 결과,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을 시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고려도 없이 당헌 당규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상조사단의 ‘셀프 면제부’ 논란을 의식한 듯 “내부 진상조사단을 꾸린 것은 사실관계를 적극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당 안팎에서 “김수민 의원 등을 먼저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이제 본격적으로 소환 수사가 시작된 상황 아니냐. 결론이 나오면 거기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의혹에 연루된 김 의원은 이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장에서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23일 김 의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된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진상조사단에서조차 당이 해당 선거공보물 제작 업체와 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업체 사장과 연락이 두절돼 조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이 끝난 뒤 대금을 나중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니 돈을 떼일까 걱정하는 인쇄업체가 많아 업체 선정이 쉽지 않았다”며 “그러던 차에 업체 대표 정모 씨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소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왕 부총장은 주변에 “정 씨로부터 소개비 등 돈 한 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진상조사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리베이트라고 판단한 2억3820만 원에 대해 정상적인 업무 대가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브랜드호텔이 TV 광고 업체와 ‘허위 계약서’ 등을 작성한 데는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국민의당의 비례대표 선거공보물이 8쪽으로 작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선거비용을 과다 청구한 뒤 리베이트를 조성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12쪽짜리 공보물을 만들었다.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는 “12쪽짜리를 만들었다고 봤을 때 23억 원가량 든다고 봤다”며 “인쇄비, 종이 단가 등 시장가격을 고려하면 공보물 제작업체에 돈이 더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여러 선거 운동 방법 중 공보물 제작에 돈을 더 많이 쓴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안철수#국민의당#리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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