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뿌린대로 거두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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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오늘 방한]
中 “北의 대중 비우호정책 불용” 왜?
친중파 장성택 숙청에 기조 변화… 혈맹 벗어난 ‘맞대응 전략’ 시사

‘중국에 호전적인 북한을 무조건 편들지는 않겠다.’

중국이 기존 한반도 정책 기조에 추가한 ‘대중 비우호 정책 수용 불가’의 핵심은 바로 ‘상호성’이다. 과거 혈맹 관계에서 벗어나 필요하다면 맞대응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12월 자신의 고모부이자 친중파로 알려진 장성택을 숙청한 것이 이런 태도 변화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은) 해외에 국익을 팔아넘긴 매국노”라고 공표한 것이 베이징(北京) 지도부의 심기를 직접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이는 결국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중국에 우호적인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논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외교전문가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의 한 영문저널에 출간할 예정인 논문에 이 같은 중국의 기류 변화를 전달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2일 입수한 ‘2003년 이후 중국의 대북정책(China Facing North Korea since 2003)’ 논문 초안은 △일반적인 국가 관계로 들어선 북-중 관계의 변화는 시진핑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앞으로 북한의 태도에 따라 대북정책 기조를 수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북-중 관계는 한마디로 ‘출호이자반호이(出乎爾者反乎爾·자신이 행한 일의 결과는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또는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종두득두(種豆得豆)’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내 기류 변화가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을 공개적으로 지원하거나 북한을 추가로 압박하는 방향으로 곧바로 연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시진핑#친중파#장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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