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키리졸브 훈련, 美항모 안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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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 따른 정비 내세웠지만… 北에 도발 빌미 차단 포석인듯
北 “인천 亞경기 남녀축구팀 참가”

다음 달 말부터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최근 키리졸브 훈련 기간 중 한반도 인근에 미 해군 항모를 파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주둔 중인 미 7함대 소속 핵추진 항모인 조지워싱턴(9만7000t급)은 이번 훈련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조지워싱턴을 대체할 다른 항모를 훈련에 투입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이 이번 군사연습을 거르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노후화에 따른 정비 문제로 보인다. 취역한 지 20여 년이 지난 조지워싱턴은 지난해 키리졸브 훈련 때도 노후 부속을 교체하느라 참가하지 못했다. 또한 미국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전술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고위 소식통은 “최근까지 북한군이 특이한 동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긴장 고조와 도발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추진 항모인 조지워싱턴을 빌미로 한국과 미국이 핵전쟁 연습을 벌이고 있다는 트집을 잡힐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 항모는 한미동맹의 핵심 전력으로 해마다 연합훈련의 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를 탑재한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이지스함과 구축함, 핵잠수함 등 10여 척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은 웬만한 한 국가의 군사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1개 항모강습단의 금전적 가치는 한국군의 1년 예산(약 35조 원)과 맞먹을 정도다. 이 때문에 북한의 김정일도 미 항모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었다.

한미 군 당국은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등을 담은 16일 북한의 ‘중대제안’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위장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일 경우 F-22와 B-2 스텔스 폭격기 등 첨단자산을 최단 시간에 한반도에 증파하기로 미국 측과 협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올해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벌어지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축구경기에 남녀 축구팀이 다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이 대회의 다른 종목에도 참가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2002년 부산, 2006년 카타르 도하,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해 왔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한 평화 및 대화 공세를 되풀이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비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1월 18일자)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에 급변사태에 기대를 건 흡수통일의 망상이 딸려 있다”고 비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완준 기자
#북한#키리졸브#인천 아시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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