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강력 대응…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작동 노력도 계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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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대북태세 만전 지시… 정부 24시간 비상경계

“전차 1대, 야포 1문의 움직임까지 24시간 집중 감시 중이다.”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시작된 11일 합참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반드시 도발해올 것으로 보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키리졸브를 빌미로 남북 간 불가침 합의 파기와 정전협정의 전면 백지화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지정한 이날 청와대와 군 당국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북한이 예측불허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교안보 라인의 당국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 청와대, 24시간 비상태세 가동

청와대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의 군 대비 태세를 보고했다. 북한의 각종 도발 시나리오 및 이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점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청와대 당국자는 “언제라도 도발 상황이 터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고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를 겨냥한 북한의 기습 테러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박 대통령에 대한 경호 및 청와대 주변 경계도 강화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북한 동향이 심상치 않은데 연평도 주민과 국민의 안전을 각별히 유의해서 지켜봐 주고,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를 결의했는데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무엇보다 긴밀한 국제 공조가 중요하고, 또 외교부가 역할을 잘해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육해공군의 총력 대북 감시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모종의 도발을 획책할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샅샅이 훑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백두(신호정보)와 금강(영상정보) 정찰기를 비롯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등 모든 감시자산을 활용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장재도와 무도 방어대 등 서북도서 인근 북한군 포병 부대와 대규모 국가급 종합 훈련 준비가 진행 중인 원산항 일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의 KH-11 정찰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3호는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을 비롯해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 중이다. 북한군의 구체적인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군 당국은 이날 전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궐기대회 하고 전쟁하는 나라가 있느냐. 전쟁 도발의 기본은 기습”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일 원색적인 전쟁 위협과 호전적 발언을 쏟아 내고 있지만 실제 도발은 키리졸브 훈련 이후 우리 군의 긴장이 느슨해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이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김정은의 불안정한 대응이 우발적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전면 남침을 상정해 미군 증원 전력의 한반도 전개 절차와 한국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연례 합동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는 21일까지 진행된다. 함께 진행되는 독수리(FE)연습은 북한의 후방 침투 등 20여 개의 도발 시나리오에 따라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이뤄지는 한미연합 및 합동 야외 기동훈련으로 이달 1일 시작돼 다음 달 30일까지 계속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국지 도발보다 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정은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lightee@donga.com
#북한#한반도#신뢰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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