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 제재’ 까부수려 동까모 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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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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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무성 “南 음모에 美 개입… 핵 재검토 안할 수 없다” 성명
동까모 활동 軍출신 탈북자 “실체없는 의기투합 수준 모임”
통일부 “전영철 탈북자 맞다”

탈북자 전영철 씨(사진)를 사주해 김일성 동상을 폭파하려 했다고 북한이 주장한 남한의 탈북자단체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동까모는 북한군 대좌 출신 김성민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 대표가 주축이 돼 2010년 10월 결성됐다. 북한 지역별로 6개 지대(支隊)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동까모의 존재를 알리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된다며 이름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동까모가 실제 동상 폭파 공작까지 감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북한군 출신 A 씨는 “2008년 백두산 김정일 생가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지만 경비가 강화되고 북한까지 폭발물을 반입하기 어려워 포기한 적 있다”며 “동까모도 실체가 있다기보다 의기투합한 수준에서 머물러 활동은 유명무실했다”고 말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도 “올해 초 탈북자 북송 사태 이후 국경 경비가 강화되고 김영환 씨 구금사건으로 중국 내 대북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지금처럼 예민한 시기에 중국을 거쳐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남 도발용 명분을 쌓기 위해 사건을 날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북한은 동까모가 만들어지기 전인 2007년 9월과 2008년 12월에도 ‘반공화국 테로(테러) 행위’를 적발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외무성은 20일 오후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조선 괴뢰패당이 월남 도주자들을 내세워 꾸민 특대형 음모에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진상이 드러났다”며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핵문제에 대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한편 전영철 씨는 2010년 11월 국내 입국했던 53세 탈북자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전 씨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로 5월 5일 중국으로 간 사실도 출입국 기록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 탈북자는 “전 씨가 북한에서 ‘혁명사적총국 산하 영군봉무역회사’ 지도원 출신으로 외화벌이에 종사했으며 체포된 곳은 북한이 아닌 중국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동까모#북핵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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