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해적 잡는 해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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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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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소령, 자녀들이 보낸 응원사진 카카오톡에 올려
제주 암반 발파작업 재개… 공사현장 진입 16명 연행

지난해 소말리아 해협에서 이뤄진 해적 퇴치 작전에 참여했던 김남욱 해군 소령의 딸 리나 양과 이든 군이 경남 창원시 집에서 ‘우리 아빠는 해적 잡는 해군입니다’란 내용을 담은 스케치북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할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일부 인사의 말에 항의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었다. 김남욱 해군소령 제공
지난해 소말리아 해협에서 이뤄진 해적 퇴치 작전에 참여했던 김남욱 해군 소령의 딸 리나 양과 이든 군이 경남 창원시 집에서 ‘우리 아빠는 해적 잡는 해군입니다’란 내용을 담은 스케치북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할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일부 인사의 말에 항의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었다. 김남욱 해군소령 제공
“우리 아빠는 해적 잡는 해군입니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정훈공보실장인 김남욱 소령(34)의 두 자녀(10세, 7세)는 이른바 ‘해적기지’ 논란을 인터넷으로 본 뒤 집에서 이 같은 문구를 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김 소령은 “동료들 사기가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카카오톡 대문 사진으로 올려 동료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령은 청해부대에 소속돼 2010년 5월 소말리아해협에서 해적 퇴치작전에 참가했다.

해군진해기지사 시설전대 윤대이 중사(33)가 해적기지 표현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쓴 자작시 ‘나보고 해적이란다’도 반향이 크다.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밖으로 나돌며 어느 땐 목숨까지도 걸어야 하는 그런 길을 걷고 있다/…(중략)…/이런 나를 누가 해적이란다/…피눈물이 난다/…내 주위 모든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어서 대한민국 해군이 되었을 뿐인데…’라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해군 측은 기상악화로 중단했던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의 암반 발파작업을 12일 재개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을 시작으로 4차례 발파를 실시했다. 암반 발파작업은 방파제를 구성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을 제작하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대는 12일 오전부터 제주기지 사업단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공사장 서쪽 해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 중 20여 명은 이날 오후 6시경 철조망을 절단하고 기지 공사 현장으로 진입해 경찰이 14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또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구럼비 철조망을 넘어 기지 내 굴착기에서 시위를 벌인 프랑스인 등 2명도 연행해 조사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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