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41석 중… 새누리 “30석이 마지노선” 야권 “15석+α 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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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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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승부처로 떠오른 부산-울산-경남 총선 판세

대선 결과를 예측하려면 4·11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PK)을 주목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이곳에서 4년 전 18대 총선의 승리를 재연하면 대선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쌍끌이 공격’에 무너지면 대선 길도 자갈밭이다. 야권은 PK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고 파상 공세에 나설 태세다. 방어는 공격보다 힘들다. 새누리당은 PK 전체 41석 중 30석 이상을 지켜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승부다.

○ 낙동강에서 태화강까지

부산 서부권, 이른바 ‘낙동강 전선’에서는 민주당이 점점 기세를 올리고 있다. ‘문성길 트리오(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위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게 새누리당의 평가다.

문 이사장이 나서는 부산 사상의 공천은 수성(守成)보다는 ‘장렬한 전사(戰死)’ 쪽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여기에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재선인 조경태 의원(사하을)이 3선에 성공하면 부산 서부권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

문제는 낙동강에서 일어난 ‘노풍(노무현 바람)’이 부산 동부권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20일 “부산 동부권에는 다선 의원이 많아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작지 않다”며 “부산은 어느 지역보다 개혁 공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중-동)과 김무성 전 원내대표(남을)가 4선, 허태열(북-강서을)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안경률 의원(해운대-기장을)이 3선이다.

울산도 새누리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남구와 동구 북구 모두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른바 ‘태화강 전선’이다. 민주당이 낙동강 상륙작전을 펼친다면 통합진보당은 태화강을 승부처로 삼고 있다.

최병국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남갑에는 조승수 의원이 북구에서 지역구를 옮겨 도전한다. 그 대신 통합진보당은 북구에 김창현 전 울산 동구청장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김기현, 안효대 의원의 지역구인 남을과 동구에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통합진보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 10석 이상 무너지나


민주당은 부산에서 최소 4, 5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새누리당도 그 정도는 잃을 수 있다고 본다. 부산 전체 18석 중 4석이면 22%다.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참신성과 전문성에서 우리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산은 통합진보당이 3석 이상을 노린다. 전체 의석(6석)의 절반이다. 흥미로운 것은 민주당도 울산에서 2석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을 두 야당이 나눠 갖겠다는 얘기다. 새누리당도 불안감이 작지 않다. 울산 중구와 울주군 정도를 제외하면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경남에서의 ‘야당 바람’도 만만치 않아 새누리당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권경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갑에는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나선다. 불출마를 선언한 통합진보당 권영길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을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무소속 최구식,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진주도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게 새누리당의 분석이다.

사천은 강기갑 의원이 연승을 노리는 곳. 새누리당에서는 4년 전 고배를 든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이상의 전 합참의장, 이종찬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이 경합하고 있다.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박(친박근혜) 공천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이 전 사무총장은 20일 당 면접심사장에서 기자들에게 “모든 것을 잊었다. 지난번 경험을 바탕으로 당내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뒤바뀐 처지를 실감케 했다.

‘친노의 성지’인 김해와 양산에는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김해갑),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김해을), 송인배 전 대통령사회조정2비서관(양산) 등이 포진해 야당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PK 전체 41석 중 부산 4석, 경남 5석, 울산 2석을 잃으면 30석이 남는다”며 “30석도 지켜내지 못하면 PK에서는 대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8대 총선 당시 PK에서 4석을 얻었던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선 15석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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