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北 “애도기간 장마당 폐쇄” 주민통제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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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상들도 中주문 취소… 주민 생필품 공급처 끊길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 당국이 시장을 폐쇄하고 외출자제령을 내리는 등 주민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폐쇄는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열린북한방송은 20일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안전보위부가 김 위원장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나는 29일까지 북한 전역의 시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주민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포치(공고)와 함께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옌볜(延邊)의 다른 소식통은 “이 사실이 전해진 뒤 북한의 개인 무역상들이 중국에 주문했던 상품을 취소하고 있다”며 “장사에 손해를 볼까봐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배급 시스템이 붕괴된 북한에서 장마당으로 불리는 시장은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버팀목이다. 시장이 폐쇄되면 생필품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쌀값을 비롯한 물가의 폭등도 불가피하다.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의 실패 이후 이미 화폐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내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해 쌀을 비축하면서 추수가 끝났는데도 쌀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장마당이 주민들에게 시장주의를 학습시키고 사회의 개방화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었던 만큼 시장폐쇄로 인한 북한의 고립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북한 투자유치기관) 대풍그룹이 해외투자를 유치한다고 큰소리쳤는데 한 푼도 유치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시그널을 해외 투자자에게 주게 되면 자본 유치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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