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손학규… ‘심각한 내상’ 박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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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무리수로 절차 논란 자초朴, 끝까지 반대 구악 이미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가까스로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문제를 관철시켰다. 측근들 사이에선 “죽다 살아났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11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통합진보신당’ 창당 구상을 밝힌 이후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쥐고 밀어붙였지만 소통 부족, 절차 위반 논란 등으로 인해 막판까지 반대파의 반발에 시달렸고 당의 진로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하면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의원 수를 긴급 감축(1만2000여 명→1만526명)하지 않았다면 정족수 미달로 전당대회 진행이 불발될 뻔했다. 대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로서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손 대표는 ‘통합의 주역’임을 내세워 대권 가도에서 재기를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통합신당행을 지지한 한 재선 의원은 “당내 의원 상당수가 논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분열하는 모습을 비칠 경우 공멸이란 점을 최우선 고려했다는 점을 손 대표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사퇴 시한은 18일이지만 전대가 치러진 만큼 평의원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혀온 박지원 의원 역시 신당 창당 과정에서 끝까지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통합의 걸림돌’ ‘구악(舊惡)’ 이미지가 덧씌워졌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의 주변에선 통합 지도부 선출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박 의원 측 한 의원은 “괜히 차기 당 대표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만 띄워주는 결과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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