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이틀간 당권 승계한 나경원, 최고위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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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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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최고위 기능 상실… 황우여 권한대행 체제로

‘홍준표 체제’가 붕괴하면서 뜻하지 않게 주목받은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사진)이 11일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최고위원직 사퇴를 공식 표명했다. 홍 전 대표를 포함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함에 따라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는 이날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대표 권한대행은 당헌에 따라 황우여 원내대표가 맡게 된다. 황 원내대표는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안상수 당시 당 대표가 물러났을 때도 권한대행을 맡은 적이 있어 1년 동안 두 차례나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이색 기록을 세웠다.

나 전 최고위원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무에 참여하지 않아 ‘정치적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퇴 표명을 하지 않아 9일 홍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당 대표직을 승계한 모양새가 됐다.

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물러날 당시 자신도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선 법적, 정치적 정통성을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 사퇴 표명을 미뤄왔다. 이날 나 전 최고위원이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한 것은 한나라당이 전당대회에 준하는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박근혜 전 대표를 옹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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