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총선 공포’]일전불사 정의화 “의총서 비대위 추인받겠다”

“주도권 싸움은 시간낭비… 全大준비가 黨 쇄신작업”

“(11일)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나겠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정의화 국회부의장(사진)은 9일 아침부터 국회 본청 집무실에서 황 원내대표 측의 연락을 기다렸다. 지역구 일정도 취소한 채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황 원내대표 측의 반응이 없자 정 부의장은 “이해가 안 된다. (황 원내대표와) 같은 교회를 다녀 개인적으로도 친한 사이인데…”라며 답답해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황 원내대표와 소장파들이) ‘전임 지도부가 만든 비대위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우리 의원 중 몇 명이 이에 동의하는지 (의총에서) 확인해 보자”며 “의총에서 비대위 추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의 책무와 애당심 때문에 맡은 비대위원장을 내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비대위원장이 조기 전당대회 관리만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번 전대는 단순히 새 지도부만 뽑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전대 준비가 바로 당 쇄신 작업 아니냐”고 말했다. 단순히 ‘행사 준비’만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그는 “의총에서 의원들의 뜻에 따라 원외, 여성, 소장파 위원들을 추가로 포함시키는 등 비대위 구성을 조정할 수 있다”고 타협안을 내놓았다.

정 부의장은 오후 4시경에는 성명을 내고 “비대위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선 공백에 빠진 지도부를 대신해 권한과 역할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 어떤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며 소장파를 압박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