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때…” 민주, 박근혜에 맹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1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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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31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비판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뒷북 발언"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국민의 시선이 신공항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 문제로 쏠리면서 4·27 재보선을 앞두고 전날 어렵게 결단한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출마 효과가 하루 만에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트위터 및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지도자는 결정 전에 의사를 밝혀야 하고 특히 여당의 전 대표라면 사전에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이 덕목"이라며 "정부가 백지화를 발표하니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언어 희롱"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란이 필 때까지 소쩍새가 울어야지, 왜 모란이 지고 나니 우느냐"고 비판했다.

차영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정부가 결정한 뒤에 이야기하는 것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올려놓는 것"이라며 "이번 발언은 박 전 대표의 신비감이 깨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뒷북 발언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재보선 선거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권의 분열 자체는 선거에 호재이지만, 박 전 대표 모습이 사실상 여당 내 야당 역할을 자임하는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비치면서 손 대표 출마로 기대했던 '정권 심판론'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내심 분당을 선거전을 '이명박 정부 대 손학규 대표' 구도로 만들어 손 대표를 야권의 지도자로 부각시키고자 했던 손 대표측은 당황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손 대표측 일각에서는 신공항 백지화 발표가 예정돼 있던 전날에 출마선언을 한 것 자체가 '전략 미스'란 말도 나온다.

그러나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신공항은 물론 분당을 공천도 하지 못하는 여권의 혼란에 대해 국민은 답답해하고 있기 때문에 정권 심판이란 선거 구도는 오히려 명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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