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냐 연대냐’ 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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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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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권교체 위해 하나돼야” 유시민 “각자 장점 발휘할때”

반갑게 악수는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왼쪽)가 22일 대표 취임 인사차 국회 대표실을 찾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신임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반갑게 악수는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왼쪽)가 22일 대표 취임 인사차 국회 대표실을 찾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신임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당 손학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22일 얼굴을 마주했다. 유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것.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어서인지 30여분간 웃음과 덕담이 오가는 속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손 대표는 “국민의 기대는 민주당과 참여당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라며 시종 ‘하나’를 강조했다. 이에 유 대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주시고 다른 야당을 잘 보듬어 어려움을 타개할 것으로 믿는다. 민주당이 야권의 ‘큰집’ 아니냐”고 했다.

손 대표는 거듭 “국민의 기대는 야권, 민주 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유 대표는 “집권 자체가 최고의 선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가를 훌륭하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각자 가진 장점과 힘을 모아가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받았다. 손 대표는 ‘통합’에 방점을 뒀지만 유 대표는 ‘연대’를 강조하며 2012년 야권연대를 위해 김해을 선거에서 민주당 측의 양보를 요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유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21일 봉하마을을 찾은 손 대표에게 “(민주당 김해을 후보로 유력시됐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훌륭한 인재이니 잘 기억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유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국장의 불출마 선언에는 유 대표 측의 강한 반발과 압박이 작용했다는 게 민주당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압박 운운은 사실무근”이라며 “김 국장에 대한 권 여사의 언급은 말 그대로 ‘훌륭한 인재’라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권 여사는 2월 14일 봉하마을을 찾은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에게 김해을 보궐선거와 관련해 “손가락 다섯 개가 모두 제 역할을 해야 물건을 잡을 수 있다”며 야권의 단결을 주문했다. 당시는 참여당이 노 전 대통령의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후보를 낸 상황이었다. 이틀 뒤 김 국장은 “범야권 연대를 통한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22일 권 여사의 김 국장 치켜세우기에는 그런 김 국장에 대한 안타까움도 깔려 있다는 것이 민주당 쪽의 시각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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