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軍 대응포격, 북한砲 명중 1발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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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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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위성사진 공개… 80발중 北기지 타격 15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북한군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1, 2일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에게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북한의 방사포나 해안포가 직접 타격을 입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 방사포 기지가 있는 개머리 지역과 해안포 기지가 있는 무도를 향해 K-9 자주포 총 80발을 발사했다.

○북한 무도 군 막사 피해 규모 논란

국가정보원은 2일 국회 정보위 예결심사소위에서 무도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이 촬영한 것과 외국 소유로 추정되는 상업용 위성이 찍은 두 종류였다.

위성사진에는 탄착지점과 북한군 막사 시설 등이 보인다. 그러나 사진의 축척에 대한 국정원의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 타격을 준 피해 범위를 두고 판단이 엇갈린다.

국정원 보고 뒤 한나라당 소속 권영세 정보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무도 해안포 기지 막사 인근에 15발이 떨어졌고 이 중 10여 발이 북한군 시설과 막사 주변 반경 50m 이내에 떨어졌다”며 “이 중 2발은 군 시설 주변 반경 10m 이내에 떨어졌는데 K-9 자주포의 살상반경이 50m이기 때문에 북한군의 인명 피해가 제법 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위성사진을 본 민주당 소속 정보위원들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박영선 의원은 “막사나 군 시설 주변 반경 50m 이내에 떨어진 것은 3발이 전부”라며 “나머지는 막사에서 먼 곳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재성 의원은 “국정원은 막사와 가장 가까운 탄착점 간의 거리가 오전엔 50m라고 하다가 오후엔 30m, 다시 25m라고 말을 계속 바꿨다”고 말했다.

양당 의원들의 의견 및 공개된 사진 판독 결과를 종합하면 북한군 막사와 군 시설에 일부 피해를 준 것은 맞지만 해안포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위 내에 떨어진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무도 막사에 포탄이 떨어졌다 해도 북한군이 이미 대피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가장 확실한 응사는 북한의 도발 당시 출격해 있던 전투기 F-15K로 타격하는 것이었는데 ‘실기(失機)’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 軍응사, 논밭에 14발 막사주변 15발… 김무성 “35발은 바다에 떨어졌다” ▼

당시 F-15K 2대는 최대 사거리 278km의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지만 군 수뇌부로부터 타격 명령을 받지 못해 그대로 복귀했다.

○ 합참은 북한 개머리 지역 방사포 피해 추정

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개머리의 방사포 기지 지역에 떨어진 포탄의 탄착점을 거론하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머리 지역에 떨어진 30발 중 14발의 탄착점을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는데 북한의 포대를 명중한 것은 단 1발도 없고, 14발이 모두 논밭에 떨어졌다”며 “논이 조금 불탄 흔적밖에 안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9 자주포가 총 80발 발사됐는데 탄착점은 45개밖에 없다면 35발은 바다에 떨어졌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미공개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개머리 지역 방사포에 직접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할 만한 탄착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30발 중 논밭에 떨어진 14발 외 16발 중 일부가 방사포 주변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공개된 위성사진과 달리) 우리의 첩보 분석 결과 개머리 방사포기지 중심으로 다수의 탄착점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상업용 위성만을 근거로 ‘논밭에만 떨어졌다’거나 ‘바다에 빠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의 대응 사격 당시 북한군의 방사포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 K-9 자주포 포탄이 떨어진 흔적을 확인했다”며 “위성사진은 대응사격 후 시간이 지난 다음에 찍은 것이라 방사포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까지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교통(시설) 매몰, 화재 발생 등 상당한 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으나 ‘피해가 어느 정도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세부적인 것까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당일 평균 풍속은 2.3m, 최대 풍속은 4.4m로 풍속의 변화가 커서 (사격의) 정확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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