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반기문 “6·25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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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北규탄’ 확산… 안보리 논의 주말쯤 본격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 안팎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는 빨라야 이번 주말쯤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 시간) 북한의 폭탄 공격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 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6·25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북한의 공격을 규탄(condemn)하고 즉각적인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 북한의 폭탄 공격에 대한 상황을 논의하면서 이달 안보리 순회의장을 맡고 있는 마크 그랜트 유엔주재 영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랜트 대사는 “북한 공격의 심각성에 비추어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유엔 관계자는 “안보리 회의 소집은 안보리가 알아서 할 사안이기 때문에 반 총장이 회의와 관련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랜트 대사는 이날 당장 안보리 회의가 열리느냐는 질문에 “오늘(23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도 “한국 정부의 입장이 명확히 정해진 뒤에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한국 정부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팎에서는 이번 북한의 도발은 남북의 국지적 분쟁에 속하기 때문에 일단 당사자 간 군사정전위원회 채널 등을 통한 대화 노력이 있은 뒤에 안보리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박덕훈 차석 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문제는 남북이 논의할 사안이며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차석 대사는 “유엔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남북한 사이의 지역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난하는 각국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연방총리는 “(이번 사건은) 국제안보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이 최근 자행하는 일련의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 중 하나”라며 “북한은 무모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더는 자행하지 말고 한국전 종료 후 체결된 정전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한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어떠한 형태의 행위에도 반대한다는 것이 브라질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비난했다. 중남미의 멕시코 파라과이 페루도 각각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강력히 비난했다.

머리 매컬리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이번 공격은 북한이 천안함 공격에 뒤이어 도발한 위험한 수준의 공격이며 특히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호주는 북한이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더는 적대적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국민당 창당 116주년 기념행사에서 북한의 도발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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