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정치권도 충격

與野 정치공방 ‘올스톱’… “北 도발 중단하라” 한목소리 성토

합참, 보고 위해 한나라 방문 23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안상수 대표(오른쪽)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가운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참석한 김정두 합동참모본부 전력발전본부장(왼쪽)이 안 대표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즉각 정치 일정을 중단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등 정치 현안을 둘러싼 공방도 멈췄다. 여야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 사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산한 표정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안상수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었다. 안 대표는 의총에서 “참으로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6·25전쟁 이후 북한이 연평도에 직접적으로 포격을 가해 군인들과 민간인들을 살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24일로 예정된 감세 관련 정책 의원총회를 일단 연기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그 대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와 의총을 잇달아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책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앞에서 철야농성 중이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급히 국회로 돌아왔다. 이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총을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손 대표는 “북한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인명 피해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서울광장 농성과 함께 민간인 사찰에 따른 국정조사 촉구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은 국회에서 이회창 대표 주재로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어 이진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안보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북한이 김정은 3대 세습 체제를 공고히 하고 남남 갈등을 야기하기 위해 이번 도발을 감행했다”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3대 세습 등 북한 문제에 침묵해온 민주노동당도 우위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민주, 장외투쟁 하루 만에 복귀 서울광장에서 농성한 지 하루 만에 복귀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 관련 대책에 대해 말하려 하자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가 쳐다보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이날 예결위 회의에 참석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회의장에 있던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연평도에 북한의 포사격이 계속되는 비상상황이다. 총리가 비상 국무회의를 주재해야 한다”고 알렸고, 이후 김 총리의 제안과 예결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회의는 정회됐다.

이어 김 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 장관들이 국회 국무위원 대기실로 옮겨 북한 도발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 특임장관은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가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예결위 및 상임위를 산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긴급회동한 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전 상임위 회의를 산회하고 관계 국무위원들을 돌려보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중국에 간 박희태 국회의장도 당초 예정된 일정을 앞당겨 24일 귀국하기로 했다.

여야는 예결위를 포함해 24일 국회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국방위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출석시켜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기로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국회 출석 金국방 등 긴급복귀 요청에 일부의원들 “보고부터 하고가라” 제동 ▼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 도중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에 출석했던 김황식 국무총리 등 일부 국무위원이 정부에 복귀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오후 3시 20분경 사회를 보던 한나라당 소속의 이주영 예결위원장이 “상황 장악을 위해서 국방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를) 떠나시라”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 대해 민주당 측은 상황보고를 하고 가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슨 상황보고냐, 한시가 급하니 빨리 떠나라”고 맞섰다. 결국 김 장관은 2분가량 간단히 보고를 한 뒤 “차관이 국회에 대기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3시 반경 국회를 떠났다.

여야는 이어 김 총리와 맹형규 행안부 장관의 복귀 문제를 놓고 다시 대립했다. 민주당 측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상황은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인 대통령이 주관한다. 총리는 안보장관 회의 멤버가 아니니까 상황을 보면서 가라”고 했다. 맹 장관에 대해서도 일부 야당 의원들이 “조현오 경찰청장만 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제지했다.

민주당 측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잠시 정회하자”고 제안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빨리 가지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오후 3시 40분경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기간 중 여야는 국무위원을 모두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오후 4시 15분 회의를 속개하자마자 산회를 선포했고 김 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돌아갔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