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선고 받은 온두라스 한지수씨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7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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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신 분들께 마음의 빚을 졌다"

온두라스에서 살인혐의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 17일(한국시간) 열린 1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한지수 씨(27·여)는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께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확정 결과가 나오는대로 한국에 돌아가 인사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온두라스의 한 한인교회에서 지내고 있는 한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초반에는 억울한 목소리를 들어줄 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다"면서 "제 경우는 행운이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앞으로 외교부에서도 재외국민에게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연합뉴스와 한지수 씨의 일문일답.

--현재 기분은.
"지금까지 도와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재판 결과가 나오면 울 것 같았는데, 그렇지는 않았고 당장은 실감이 잘 안 나더라.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통화하고 여러 군데서 축하 전화를 받고나서야 내가 무죄 선고를 받은 게 맞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기뻤다. 물론 아직 100% 재판이 끝난 건 아니다. 재판 당시에는 온두라스검사와 네덜란드 영사가 있어 얼굴로 표현을 못했다."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나.
"그동안 예상하지 않았던 일들이 많이 벌어졌고,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기대는 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이런 저런 상황이 좋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정부에서 재판 지원팀을 보냈는데.
"국과수에서 온 법의학과장님이 온두라스 법의학자와 많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교통상부와 대사관 쪽에서도 이곳 사법부와 계속 연락을 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재판 일정이나 공정한 절차 등이 확보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재판 분위기는 어땠나.
"검찰 측에서는 14명이나 되는 많은 증인을 내세우는 등 혐의를 입증하려 해 주목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상 검찰 측에서 주장하는 살인을 증명할 만한 충분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판사 3명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네덜란드 측에서도 참석했나.
"네덜란드 명예영사가 참석했다. 이 사건이 살인사건이란 것도 입증이 안됐고 댄 로스(다이빙 강사)란 사람이 아직 호주에 있기 때문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게 아니라고 한다."

--사건이 오랫동안 끌어왔는데.
"초반에는 제 억울함을 들어줄 만한 곳이 없어 힘들었다. 딴지일보와 추적60분 등 일부 언론에서 보도가 나간 후에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제 경우는 행운이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잘 풀린 것 같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누구나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외교부에서도 재외국민에게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많았다.
"저를 위한 모금활동이나 기부파티 등 일련의 모든 활동들, 온라인 상의 글이나 코멘트 하나하나까지 많은 힘이 됐다. 초반에는 너무 억울하고 화도 많이 났지만 많은 분들이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주셨다는 점에서 힘이 됐다. 재판 전까지 억울함에서 나온 마음의 상처는 많이 치유가 됐다. 말로 감사를 드린다고 해서 보답이 되지는 않겠지만, 정말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확정결과가 나면 한국에 돌아가서 인사드릴 계획이다. 재판 결과가 한국시간으로 새벽1시에 나왔는데도 그때까지 다들 안 자고 기다리고 계시더라. 저뿐만 아니라 다같이 마음을 나누고 싶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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