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천안함사건 일으킨 측에 규탄의 뜻 여러차례 밝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오전 브뤼셀 왕궁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 간의 회담은 이번이 5번째다.

원 총리는 회담에서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약간 오해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러나 중국은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찬성했고, 이 사건 희생자에 대해 여러 차례 애도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사건을 일으킨 측에 대한 규탄의 뜻도 여러 차례 천명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 총리는 ‘사건을 일으킨 측’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에 “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늘 생각하는 사람이다”며 “천안함 문제에 너무 집착한다고 볼지 모르나 남북관계에서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 사건을 짚고 넘어가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식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하도록 도와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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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브뤼셀 정상회담 제8차 ASEM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5일(현지 시간) 브뤼셀 왕궁에서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와 양자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뤼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중 브뤼셀 정상회담 제8차 ASEM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5일(현지 시간) 브뤼셀 왕궁에서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와 양자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뤼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두 정상은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밀히 협력하고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만나 IMF 개혁을 위해 독일이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두 정상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독일 통일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한편 제8차 ASEM은 5일 오후 의장성명 및 ‘보다 효과적인 세계경제 거버넌스에 관한 브뤼셀 선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끝냈다.

ASEM 48개국 정상 및 대표는 의장성명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천안함 침몰에 따른 인명 손실에 대해 한국 정부에 위로를 표한다”면서 유사한 추가 공격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의장성명은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논의 등 최근 남북관계와 관련한 조치들이 남북의 진정한 대화와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은 모든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게 포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세계경제 거버넌스에 관한 브뤼셀 선언’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IMF 쿼터 개혁 완결 △개발 격차 축소를 비롯한 개발 의제에 관한 한국의 이니셔티브 환영 △금융시스템의 복원과 투명성 강화 등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ASEM 차원의 지지 의사를 담았다.

브뤼셀=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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