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민주 박선숙 ‘부친 재산공개’ 요구가 ‘성장배경’ 공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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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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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는 의혹 제기에는 목소리를 높이며 정면 대응했다. 반면 수긍할 대목엔 곧바로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부인이 경남개발공사 전 사장 강모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게는 사과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황당한 이야기여서 소식을 듣고 집사람이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꼭 전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이 “아버지의 재산 명세 자료를 달라. 정말 (부친이) 가난한 소 장수였느냐”고 하자 김 후보자는 “보리밥 먹고 힘들게 살았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우리는 밀가루만 먹었다”고 하자 “나는 똥장군을 지고 다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과를 요구한 이용섭 의원이 “저도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 내정자로 청문회를 3번 받았지만 김 후보자처럼 청문위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건방진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하자 “겸손의 문제로 비쳤다면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이 재산신고 누락을 지적하자 “실무적 착오이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물러섰다.

야당 측은 김 후보자를 쉴 틈 없이 추궁했고 여당 측은 김 후보자에게 야당의 공세에 해명할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 부인의 뇌물 수수 의혹’을 다시 한번 제기하면서 주어진 시간 내내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만 하고 김 후보자에겐 답변 시간을 주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자진 사퇴를) 심사숙고해 달라”고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는 야당 측 공세에 “답변 기회를 달라”고 여러 차례 하소연했다.

야당 측이 김 후보자가 과거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 정치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은 게 ‘은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나서서 “법적으로 현행법 위반인데 지금까지 당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대출을 받아 입후보를 해온 게 관행”이라고 엄호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공세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면 저렇게 적극 해명하겠느냐. 왕왕 팩트(사실관계) 없이 의혹 제기를 하는 게 국회의원인데, 근거를 갖고 사실관계로 주장하시라”고 반격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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