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혼란 방치땐 조기 레임덕” 先청와대→後개각 일정 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 내달초 靑참모진 개편

‘7월 초순 청와대 참모진 개편→7월 중순 한나라당 전당대회→7·28 재·보궐선거→8월 이후 개각?’

6·2지방선거 후 불거진 당정청 인적쇄신 논란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 같은 수순을 밟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 개편 시기를 당초 검토했던 7·28 재·보선 이후에서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전인 7월 초순으로 앞당기는 쪽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선(先)청와대, 후(後)개각’의 2단계 인적쇄신 방안이다.

이는 무엇보다 청와대 인적쇄신 논란이 여권 내 권력다툼 양상으로 비화하는 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런 상황을 장시간 방치할 경우 여권 핵심부의 균열이 극에 달하고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조기 레임덕(권력누수현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여권 인사들의 우려가 이 대통령에게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장관들과 달리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 이전부터 집권 후반기 국정을 보좌할 청와대 조직과 진용을 개편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후임자 물색 작업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의 당사자인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사퇴 공세에 내심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리보전에 급급하는 모습으로 비쳐선 안 된다는 점을 각별히 의식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수석비서관 모두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며 사실상 ‘일괄 사의’의 자세가 돼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청와대 개편의 시기는 대략 나왔지만 어떤 규모로 이뤄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이미 사의를 밝힌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참모들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를 할지, 상징적으로 한두 명의 수석만 교체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때 청와대 참모진을 대거 교체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