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법 따라 처리” 군사적 위협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심리전에 전면반격 협박
‘1단계 대응’이라고 밝혀
강경책 추가발표 가능성

북한은 일련의 군사적 위협도 이번 조치에 포함시켰다.

우선 남측의 대북심리전에 맞서 전면적인 반격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한의 천안함 대응조치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대목이 대북심리전이었다. 북한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은 24일 남측의 대북심리전 재개 방침에 대해 “북남 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행위이고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하는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 조준격파 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남북 양측이 중단했던 비무장지대(DMZ) 확성기 방송과 전단(삐라) 살포가 남북 양측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또 남측의 ‘자유의 소리’ FM 라디오방송에 맞서 ‘구국의 소리’ 대남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한은 남측이 DMZ의 11곳에 설치됐던 대형 전광판을 통한 대북 심리전에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 사정이 열악한 북측은 대형 전광판을 운영할 수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또 남한 정부의 북한 선박 영해 운항 금지에 맞대응하는 형식으로 남한 선박과 항공기의 북한 영해와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2005년 발효된 남북해운합의의 전면 파기와 199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중재로 개통된 북한 영공 통과항로의 폐쇄를 의미한다. 특히 이를 어길 경우 군사적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위협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북한의 대응을 우려해 국토해양부는 24일 항공사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러시아나 미국을 오갈 때 북한 영공을 지나는 캄차카 노선 대신 북한 영공을 거치지 않는 우회노선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이날부터 미국까지 운항시간이 1시간가량 더 걸리는 우회노선을 통해 비행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남북 간 긴장상태를 ‘전시’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 불가침조약 파기를 선언하고 앞으로 남한의 움직임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나 통행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일단 개성공단 사업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군 통신망이 단절되면 개성공단 통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남북은 지난해 3월 육로 통행 제한 및 차단 당시에도 수작업으로 통행을 허가한 적이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