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출마-정종환 불출마에 무게… ‘장관 징발’ 폭 크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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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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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에 출마할 공무원들의 사퇴 시한(3월 4일까지)이 임박한 가운데 현직 장관들의 출마 가능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장관들의 출마는 선거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부산시장), 이재용 환경부 장관(대구시장), 조영택 국무조정실장(광주시장),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경기지사),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충남지사) 등이 선거에 ‘징발’됐다.

21일 현재 여권의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군에 포함된 장관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다. 경남 창원이 고향인 이 장관은 경남지사에, 충남 청양 출신인 정 장관은 충남지사에 한나라당 후보로 각각 거론된다. 이 중 이 장관은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정 장관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장관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분위기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지방선거 주무 장관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개인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처지에서 먼저 내 거취를 말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이 발언은 1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의 발언과 확연히 달라진 느낌이다. 그는 당시 “현재 느낌으로는 (장관직을) 오래할 것 같다. 사건(경남지사 출마)이 안 생기도록 하겠다”며 불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장관이 다른 후보들을 압도할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어차피 경남지사는 후보 경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경우 본인은 물론이고 여권 내에서도 불출마 쪽에 방점을 찍는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세종시 정국을 정면 돌파하는 차원에서 주무 장관인 그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본인이 출마를 꺼리는 데다 여권 내에서도 다른 카드를 알아보는 움직임이 있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충청권이 어렵다고 해서 버리는 카드를 쓸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출마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지사는 도지사 직은 사퇴했지만 한나라당 당적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도 흘러나오지만 아직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지방선거에 나설 장관이 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다음 개각의 폭도 현재로선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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