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넘긴 與野 따로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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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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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일정은 합의 했지만… 예산 계수조정소위 접점 못찾아

겉으로는 强대强
“소위 구성 필수요건 아니다”
“여당이 靑 여의도 분소냐”
안에서는 책임론 걱정
與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어”
野, 예산안 자체 검토 착수

한나라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의 ‘데드라인’으로 잡은 21일이 지나갔다. 올해를 열흘 남긴 이날 여야는 가까스로 본회의 일정(29∼31일)만 합의했을 뿐 예산안 처리 시한에 대해선 극적인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민주당은 닷새째 예결위 회의장 점거를 이어갔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수조정소위는 방대한 예산 심의를 위해 아무리 효율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최소한 10일 내지 2주의 심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늘 소위가 구성돼도 연내 예산 처리가 겨우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주말에 이어 이날도 자체 예산심의를 계속해 6개 상임위의 예산 검토 작업을 마쳤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소속 의원들에게 이날 이후 불필요한 해외 출장을 자제하라며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예산안 단독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당 지도부는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일단 소위 구성만 되면 밤을 새워가며 활동하면 된다”며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닷새째 막힌 예결위심재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예결위회의장 위원장석에 올라서려고 하자 자리를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심 위원장을 밀쳐내고 있다. 이종승 기자
닷새째 막힌 예결위
심재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예결위회의장 위원장석에 올라서려고 하자 자리를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심 위원장을 밀쳐내고 있다. 이종승 기자
그러나 예산안 처리 시한이 끝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예산안 단독 처리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회법에는 소위를 ‘둘 수 있다’고만 돼 있기 때문에 계수조정소위 구성이 필수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의석 수로만 보면 한나라당 단독으로 예결위와 본회의까지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권 내부에서는 여야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이 만나는 3자 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도 3자 회담 개최를 계속 요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자 회담은 여당 대표가 요청한 것인 만큼 대통령을 만나 4대강 등 현안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자기 당 대표의 제안을 반박하는 것을 보며 황당했다. 한나라당이 청와대 여의도 파견분소인지, 제대로 된 집권 여당인지는 3자 회담 문제를 푸는 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예결위원들도 이날부터 3개조로 나눠 내년도 예산안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예결위 예산안계수조정소위가 구성될 경우 예산안의 빠른 심사가 불가피하고, 만약 예산안조정소위가 구성되지 않더라도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수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대처하기 위해 예산안 자체 검토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정례기관장회의에서 여야 대치 정국과 관련해 △예결위 회의장 점거농성 즉각 해제 △여야 지도부의 조건 없는 협상 재개 △예산안의 연내 처리 등 3원칙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예산문제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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