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홍사덕 “국민투표 제의 비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친이 공성진 “밀실야합보다 낫다”
한나라 중진회의 설전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4일 공개석상에서 날 선 설전을 벌였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다. 세종시 국민투표 카드를 놓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 갈등이 전면화하는 양상이다.

친박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이날 친이계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투표안에 대해 “나폴레옹이 처음 국민투표를 실시한 이래 이렇게 비겁한 국민투표 제의는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충청도민이 국민의 4분의 1도 안 되니까 ‘국민투표를 통하면 (세종시 수정 반대 여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거냐. 앞으로 당에서 다시는 그런(국민투표) 얘기가 안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청와대는 국무총리 뒤에 숨고 당은 정부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다”며 “(세종시 문제는) 국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당내 논쟁을 거쳐야 한다. 국민투표는 마지막 수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투표를 제안했던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은 “(세종시 문제를) 대통령이 혼자 결단해서도 안 되고 의원들이 밀실야합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최후 수단으로 국민투표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문제를 충청도민과 전 국민의 대결로 보는 것은 노무현 정부가 서울과 지방을 편 가르려 했던 그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세종시 국민투표 방안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투표 여건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운찬 총리가 이날 ‘민관합동위원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의 여론수렴 및 대안 마련 작업을 지켜보자는 태도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