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 더살아 또만나자”…이산상봉종료

  • 입력 2009년 10월 1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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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추석 이산가족상봉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금강산 면회소에서 작별상봉이 열렸다. 남측 최고령 할머니(김유중 100세)의 딸 리혜경 할머니가 손을 흔들고 있다. 김유중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연합뉴스
2차 추석 이산가족상봉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금강산 면회소에서 작별상봉이 열렸다. 남측 최고령 할머니(김유중 100세)의 딸 리혜경 할머니가 손을 흔들고 있다. 김유중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연합뉴스
남측 상봉단 오후 1시 귀환

"20년만 더 살아 또 만나자. 우리 내일을 위해 살자."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1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2박3일의 상봉 일정을 마무리하며 눈물에 젖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유일한 부부상봉자인 북쪽 남편 로준현(82)씨와 남쪽 아내 장정교(83)씨, 이번 상봉에서 최고령자인 남쪽 어머니 김유중(100)씨와 북쪽 딸 리혜경(75)씨 등 2차 상봉행사에 참석한 총 520여명의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동안 진행된 '작별상봉'에서 석별의 아쉬움을 나눴다.

작별상봉장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앞마당엔 또 한 번의 생이별을 안타까워하는 이산가족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이산가족들은 서로의 주름진 손을 쉽사리 놓지 못한 채 "꼭 다시 만나자"면서 울먹였다.

최고령자인 김유중 할머니는 버스에 오른 북측의 딸 리혜경(75)씨를 향해 힘없이 손을 흔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딸 리씨는 버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엄마, 건강하세요. 잘계세요.울지마세요"라며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았다.

부부 상봉자인 북측 로준현씨는 버스 차창 너머로 손을 내밀어 남측 아내 장정교씨의 손을 잡고 오열했다. 장씨는 "점심도 못먹고 가서 우짜노"라며 "연락할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애절하게 물었다.

북측의 형 최종원(75)씨를 만나러 온 남측 동생 최충원(61)씨는 작별상봉 도중 형과 붙잡고 오열하다 의자에서 떨어져 끝내 졸도하기도 했다.

대부분 손 한 번 더 잡아보고 한 번 더 안아보기 바빴지만 이내 냉정을 찾은 듯 집안 어르신의 제삿날, 주소 등을 적어 주는 이들도 있었다.

행사를 마친 남측 상봉단 428명은 오후 1시 금강산을 출발, 동해선 육로를 통해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들은 첫날인 29일 단체상봉과 만찬, 이틀째인 30일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야외상봉 등으로 60년간 쌓여온 한을 달랬다.

앞서 지난달 26~28일 1차 상봉행사에선 남측 97가족, 126명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6차례 북측 가족 228명과 만났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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