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하의도 보슬비 속 전송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동교동 떠나는 운구행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를 떠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홍업 씨의 장남 종대 씨가 든 고인의 영정은 사저 1, 2층과 김대중도서관 곳곳을 20여 분 동안 둘러봤다. 연합뉴스
동교동 떠나는 운구행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를 떠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홍업 씨의 장남 종대 씨가 든 고인의 영정은 사저 1, 2층과 김대중도서관 곳곳을 20여 분 동안 둘러봤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에는 23일 하루 종일 수많은 조문객이 들러 고인의 발자취를 둘러봤다.

오후 2시부터는 하의도 주민과 조문객 등 500여 명이 하의면사무소 마당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영결식을 지켜보면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가까운 현지 친척 16명은 모두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해 이날 하의도에서의 추모행사는 면사무소 주관으로 치러졌다. 박종원 하의면장(50)은 “영결식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하의도 사람들의 각별한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추모행사장을 마련했다”며 “국장 이후에도 당분간 외지에서 생가를 찾는 조문행렬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가 인근에 사는 윤복례 씨(77·여)는 “평생 하의도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셨던 큰어른을 오늘 영영 떠나보낸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비록 눈을 감으셨지만 이 나라와 고향을 잘 보살펴 주시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하의도는 이날 아침부터 흐린 날씨를 보이다 국장 영결식이 시작되자 보슬비가 내렸다.

이에 앞서 22일 오후에는 전남 진도지방의 독특한 장례의식인 씻김굿이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열렸다. 씻김굿판에 모인 300여 명의 주민과 조문객들은 마지막 순서인 ‘길닦음’에 함께 참여해 김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이날 굿판을 주관한 진도군립민속예술단 김오현 연출단장(54)은 “씻김굿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송별의식”이라며 “이승에서의 일은 모두 잊고 좋은 세상으로 가 극락왕생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인 진도 씻김굿은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도 진도에서 열렸다.

신안=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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