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 상황은 제재 국면”… 北 전방위 압박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생각에 잠긴 오바마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북부 콜빌쉬르메르의 미군 묘역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그는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보상을 주는 정책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콜빌쉬르메르=EPA 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북부 콜빌쉬르메르의 미군 묘역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그는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보상을 주는 정책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콜빌쉬르메르=EPA 연합뉴스
대북정책 강경기조로 정리
16일 개최 한미 정상회담선
‘확장된 억지력’ 제공 명문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상응하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대로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프랑스에서 “미국은 지역의 안정을 지속적으로 해치는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는 정책을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해 취임 후 5개월가량 지속된 대북(對北)정책 검토가 강경기조로 정리됐음을 분명히 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7일 미국이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독자적인 금융제재 방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앞서 한미 양국은 5일 워싱턴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에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 강화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압박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행동을 “‘매우(extraordinarily)’ 도발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2006년 7월과 10월 각각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한 이후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과 비밀회동을 가졌던 식의 대화를 ‘악행에 대한 보상’으로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 진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대단히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북한의 체재행동변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대화의 문이 어느 곳에 있는지는 알려주겠지만 맨발로 문 밖으로 달려가 북한을 데려오지는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외교’의 사령탑인 클린턴 국무장관도 “현 상황은 제재국면”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현재 북한에 중대하고 효과적이며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6월 해제했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위해 “북한이 테러지원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테러지원국 명단해제는 (비핵화라는) 목적에 따른 것이었지만 북한의 (도발) 행위로 계획이 망가졌다”고 말해 명단 해제가 원인무효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와 관련해 새롭게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별도의 금융제재 방안도 마련 중이다.

○ ‘확장된 억지력’ 명문화하기로

5일 양국 외교장관이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공동 대처한다고 한 것은 이 문제가 6자회담을 통한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군사·안보 위협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으로 보인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확장된 억지력의 개념과 관련해 “동맹국이 공격을 받으면 자국이 공격받는 것과 동일하게 간주해 재래식 수단에 더해 핵우산까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확장된 억지력 제공을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정상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적은 없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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