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관계 ‘위기관리 모드’로 전환?

  • 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본보조사 대남공세지수 3월 1340→4월 285 급감

미국엔 잇달아 ‘핵위협’… 북미 대결구도 노린 듯

최근 북한의 대외공세 양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초 장거리 로켓 발사와 최고인민회의 개최 이후 북한은 남한에 대해 당국 간 접촉을 재개하고 공세 수위를 낮춘 반면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해 1월 이후 북한의 각종 대남 공세 조치들을 주체별 및 방식별로 점수를 매겨 월 단위로 합산한 결과 올 4월의 대남공세 지수는 285로 나타났다. 3월의 대남공세 지수가 1340이었던 것에 비해 공세 강도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돌연 남북 당국 간 접촉을 제의하고 같은 달 21일 개성공단에서 남측 당국에 기존 계약 재검토 방침을 통보했다. 그러나 18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서울이 군사분계선에서 50km 안팎에 있다”고 위협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대남 공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2호’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가 구체화되자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부쩍 높였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4일과 25일 잇달아 6자회담 불참 및 폐연료봉 재처리 방침을 밝혔고, 29일에는 제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분간 대외공세의 주 전선을 북-미 관계로 옮기고 남북 관계의 위기는 적당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군사분계선에서 무력도발을 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의 긴장을 동시에 고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이후 올 4월까지 총 70건의 대남 공세(무력행사 등 행동과 문답 이상의 보도)를 취했으며 공세 강도가 가장 높았던 구간은 올 1∼3월, 지난해 10∼11월, 지난해 3월 말∼6월 순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혈관계 질환으로 치료를 받을 당시에는 대남 공세를 멈췄다가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시작한 10월부터 대남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및 후계자 문제 대두에 따른 내부 분열을 추스르기 위해 대남 공세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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